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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절차는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입양 증명서를 받은 날 외삼촌은 내게 새 옷을 잔뜩 사주고 커다란 책가방도 선물했다. “나연아, 이제 여기가 네 집이야.” 외삼촌은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웃는 얼굴이 가면처럼 잔뜩 경직되어 있었다. “공부 열심히 하고... 네 엄마처럼 되지 마.” “알았어요, 삼촌.” 나는 착하게 대답했다. 한때 내 것이 아니었던 그 방으로 이사한 후에도 내 마음에는 아무런 파문도 일지 않았다. 벽에는 사촌 동생이 받은 상장이 붙어 있었고 책장에는 걔가 읽었던 책들이 가득했다. 외할머니가 들어와 내 침대를 정리해 주시며 눈시울을 붉혔다. “나연아, 이제부터 외할머니가 너를 친손녀처럼 아껴줄게. 예전엔... 외할머니가 잘못했어.” “알아요, 외할머니.” 나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양손으로 턱을 괴고 순진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저한테 외삼촌을 위해서 뭘 하라고 시키지만 않으면 얌전히 지낼게요.” 외할머니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래. 이제부터 네가 서러움을 겪을 일은 없어.”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댁에 살게 된 날부터 그들은 죄책감 때문에 나를 특별히 챙겨주었다. 외삼촌은 내키지 않았지만 내게 ‘약점’을 잡혔기에 마지못해 그냥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엄마라는 ‘비장의 카드'를 이용해 외삼촌에게 종종 골칫거리를 만들어 주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주말이면 일부러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스피커폰으로 전환해 엄마의 욕설이 흘러나오게 했다. “유근호 그 개자식이 또 새 차를 샀다고? 그냥 죽으라고 해!” 또 사촌 동생 장난감을 몰래 가져가 엄마에게 보여주며 그게 삼촌이 큰돈을 주고 산 거라고 했다. 그러면 엄마가 장난감을 박살 내는 모습을 녹화해 가족 채팅방에 올렸다. 외삼촌의 얼굴은 점점 더 어두워지고 집안 분위기도 점점 답답하게 변해갔다. 그렇게 중간고사가 다가오고 나는 전교 1등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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