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2화
도대체 누가 그랬던가, 시간이란 스펀지 속의 물 같아서 짜내면 나온다고. 지금의 박아윤에게는 완전한 거짓말이었다.
그녀의 손에 있는 일거리만 봐도 아무리 짜내도 시간이 모자랐다. 하루가 24시간이라지만 지금 그녀에게 필요한 건 25시간짜리 하루였다. 진짜 분신술이라도 쓰지 않는 이상은 답이 없었다.
“효율을 좀 올려야겠는데...”
박아윤은 머리를 싸매다가 문득 떠올랐다.
강민건은 늘 차분하고 완벽했다. 그 바쁜 자리에서 일도 술술 처리하면서 항상 여유로워 보였으니까.
‘아니, 그 많은 일들을 어떻게 다 해내는 거야?’
게다가 이상하게도 매번 그녀가 연락하면 강민건은 항상 시간이 있다고 했다. 그건 아무리 생각해도 미스터리였다.
그때, 박아윤 휴대폰의 메시지 알림이 울렸는데 발신자가 강민건이었다.
[오늘 거기서 볼까요?]
박아윤은 피식 웃었다.
‘참 신기하네. 생각만 했는데 연락이 오다니.’
그녀는 지난번에 그에게 조언을 구했을 때 많은 걸 배웠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 후로 틈만 나면 박아윤은 강민건과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그가 괜히 ‘멘토’라 불리는 게 아니었다.
하지만 오늘은 퇴근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어 박아윤은 바로 답장을 보냈다.
[오늘은 점심에 만나는 거 어때요? 12시, 늘 가던 곳에서요.]
[좋아요.]
답장이 1초도 안 돼 돌아왔다.
“진짜 한가한 사람인가?”
박아윤은 잠깐 고개를 갸웃했지만 이내 다시 정신을 차리고 눈앞의 일에 매달렸다.
정신없이 일하다 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되었고 그녀는 숨 돌릴 틈도 없이 가방을 챙겨 나섰다.
식당에 도착하자 강민건은 이미 와 있었고 게다가 테이블 위에 음식이 거의 다 차려져 있었다.
“죄송해요, 조금 늦었죠?”
강민건은 손을 휘저으며 가볍게 웃었다.
“괜찮아요. 음식이 방금 나왔어요. 메뉴 좀 봐요. 혹시 더 시킬 거 있어요?”
박아윤은 메뉴판을 들여다본 순간, 눈이 살짝 커졌다.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들만 잔뜩이었다.
“어? 이거 전부 제가 좋아하는 메뉴잖아요?”
“그래요? 운이 좋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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