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화
“공사판에서 뒹굴던 거지 같은 노동자들 부를 생각이야?”
김하정은 배를 끌어안고 깔깔거렸다.
“그렇겠지. 할 수 있는 게 그것밖에 없으니까.”
그 말에 분노한 박아윤이 소리쳤다.
“노동자가 뭐가 어때서요? 다들 제 손으로 땀 흘려 일해 가족을 먹여 살리는 사람들인데 무슨 자격으로 조롱하시는 거죠?”
“이런 게 당신이 말하는 교양이에요? 아까 비서님 앞에서는 고개도 못 들고 굽신거리기만 하더니... 정말 역겹네요.”
김하정이 또다시 따귀를 날리려 팔을 들어 올리자 임진석은 서둘러 그녀를 붙잡았다.
“상황이 이 지경이 됐는데도 저년을 감싸는 거예요?”
임진석의 얼굴은 잿빛으로 질려 있었다. 그는 방금 전부터 연달아 도착한 메시지를 그녀에게 내밀며 말했다.
“방금 심씨 가문에서 투자 철회했어!”
김하정은 얼굴이 사색이 되어버린 채 휴대폰을 낚아챘다.
“어떻게 이럴 수가...”
“가자!”
임진석이 다급히 그녀를 잡아끌었다.
“지금은 이럴 때가 아니야. 얼른 돌아가야 해!”
김하정은 온몸을 부르르 떨며 박아윤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이 천한 계집애! 다음에 다시 올 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한동안의 소란 끝에 임씨 부부는 드디어 크나큰 패배감을 안고 자리를 떴다.
박아윤은 의자에 앉아 박창진이 건네준 얼음팩을 볼에 가져갔다.
“오늘 진짜 개업식이 아니어서 다행이네요. 이런 소란을 사람들이 봤다면 분명 소문이 안 좋게 났을 거예요.”
“오빠, 그 사람들 갑자기 나간 거 말이에요. 오빠가 메시지 보낸 것 때문이에요?”
박아윤이 물었다.
“그리고 심씨 집안은 또 뭐예요? 왜 저한테 호텔을 선물한 거예요?”
박정우의 머릿속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예전에 그쪽이랑 인연이 좀 있었어. 그때 난 심씨 집안 프로젝트를 맡은 평범한 노동자였어. 어느 날 심 회장님이 현장을 둘러보러 오셨었는데... 그때 내가 목숨을 구해줬어.”
“그래. 맞아. 목숨을 구해줬지.”
그는 스스로를 납득시키듯 고개를 끄덕였다.
“언젠가 그 은혜를 갚겠다고 했는데 그게 오늘인가 봐.”
목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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