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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아직은 때가 아니야.” 박정우는 박동하가 무슨 말을 꺼내려는지 짐작하고 있었다. 박동하의 시선은 의자에 앉아 배시시 웃으며 디저트를 즐기고 있는 동생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저 바보 어떻게 하면 좋아. 남한테 팔려왔으면서 좋아라 웃으며 돈이나 세고 있는 모양이라니.” “정말 우리 집안이 궁핍하다고 생각하는 건가?” 박동하는 당장이라도 박아윤에게 진실을 알려주고 싶었다. “지금이 아니라면, 도대체 언제 말할 거야?” 박동하는 끝까지 고집을 부렸다. “난 쟤가 걱정되는 게 아니라 단지 더 이상 이런 연극을 하고 싶지 않을 뿐이야. 배우도 아닌데 하루 종일 연기하느라 미치겠다고.” 박정우는 피식 웃으며 그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넌 분명 아윤이를 신경 쓰고 있는 거야. 그렇지 않아?” “아니.” 박동하는 단호히 부인했다. “그냥 연기하기 싫은 것뿐이라고 했잖아. 저 조그만 계집애한테 숨길 게 뭐가 있다고. 설령 임지효와 같은 부류의 여자라고 해도 우리 집안에 어떤 파문도 일으키지 못해.” 더구나 박동하는 본능적으로 박아윤과 임지효는 뼛속부터 다른 사람이라는 걸 느끼고 있었다. 그렇다면 사실을 감추어 괜히 동생을 힘들게 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오늘은 심지어 뺨까지 맞았다. 아무리 그녀가 ‘싫다고 해도’, 다른 사람이 동생을 욕보이는 건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 “아버지랑 어머니가 아윤이 생일파티에서 공개하실 거야.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한꺼번에 너무 많은 걸 알게 되면 충격을 받을 수도 있어. 아직은 우리 모두에게 시간이 필요해.” “약은? 네가 안 발라줄 거야?” 박동하는 영 내키지 않는다는 듯 못마땅한 얼굴로 말했다. “알았어. 이왕 좋은 사람 하기로 한 거 끝까지 해주지 뭐. 괜히 좋은 약 낭비할 순 없지.” 그는 박아윤의 앞으로 다가가 약을 집어 들었다. 냉정하게 굳은 얼굴이었지만 그녀에 대한 걱정과 연민도 자리 잡고 있었다. “내가 발라줄게.” 박아윤은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입안 가득 디저트를 물고 있어 어눌한 발음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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