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7화
“그렇게 해야 내가 좋아하는 아윤 씨한테 책임지는 거라고 생각해. 내 태도를 알리는 방식이기도 하고.”
강민건은 두 손을 깍지 낀 채 침착하게 말했다.
“윤지야, 혹시 도움이 필요하면 얼마든지 말해. 내가 도울 수 있는 건 도울게. 우리 두 집안은 오래된 친구 사이니까 이런 일로 우리 관계가 끊기는 건 원치 않아.”
그의 말투는 부드러웠지만 뜻은 명확했다.
“우리 어릴 때 어른들이 하셨던 약혼 얘기도 그냥 그분들이 농담처럼 던진 말일 뿐이야.”
그 한마디가 고윤지의 가슴에 비수처럼 꽂혔다.
‘농담... 그게 다 농담이었다고?’
강민건의 눈에 자신과의 약속이 고작 그런 의미였다는 걸 들은 순간, 고윤지는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릴 만큼 소파를 꽉 쥐었다. 그녀는 억지로 입꼬리를 올려 미소를 지었지만 금세 일그러질 것처럼 위태로워 보였다.
“하하... 맞아.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그냥 우리 부모님이 가볍게 한 말일 뿐이지.”
그녀는 자신을 위로하듯 중얼거렸다.
“요즘 부모님들이 나이가 드셔서 괜히 결혼 이야기만 하시잖아. 우리 둘 다 아직 솔로니까 그냥 장난처럼 엮으려 하신 거겠지.”
고윤지는 자신의 체면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 자존심까지 붙잡았다. 하지만 마음속은 마치 피가 흐르는 것 같이 아팠다.
오랜 시간 강민건의 곁을 지켜온 그녀보다 불쑥 나타난 낯선 여자가 더 소중하다니, 고윤지는 자신이 왜 졌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궁금하긴 하네.”
고윤지가 조심스레 물었다.
“박아윤 씨랑은 어떻게 만나게 된 거야? 어릴 때부터 오빠는 한 번도 여자한테 그런 감정을 가진 적이 없었잖아.”
강민건의 표정이 풀렸다. 박아윤의 이름이 나오자 그의 눈빛에 자연스레 온기가 감돌았다.
“우린 우연히 만났어. 꽤 오래전의 일이야. 내가 아윤 씨를 찾는 데 정말 오래 걸렸어. 평생 다시는 못 볼 줄 알았거든. 그런데 결국 다시 만나게 됐어. 하늘이 날 버리지 않은 거지.”
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덧붙였다.
“전에 내가 부상당해서 지방 병원에 실려 갔을 때 날 구해준 사람이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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