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화
2층으로 올라간 임진석은 침실 문을 닫고 김하정을 힐끗 바라보며 머뭇거렸다.
수십 년을 함께한 부부였기에 김하정은 임진석의 속내를 금세 알아차렸다.
“할 말 있으면 빨리해요.”
지금 그녀는 머리가 복잡해 수수께끼 같은 말장난을 받아줄 기분이 아니었다.
임진석은 잠시 망설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나는 당신이 아까 좀 심했다고 생각해. 아무리 그래도 아이를 때리면 어떡해?”
“심하다니, 뭐가 심해요!”
김하정은 금방이라도 폭발할 듯 날카롭게 받아쳤다.
“걔만 아니었어도 우리 임씨 가문은 박씨 가문과 척을 지지 않았을 거예요. 임씨 가문의 사람으로서 임씨 가문에 이익을 가져다주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가문을 위기에 몰아넣었으니, 맞아도 싼 거 아니야?”
“하지만 지효는 그래도...”
임진석이 변호하려 하자 김하정은 눈을 부릅뜨며 단칼에 말을 끊었다.
“됐어요! 제가 하는 모든 일은 모두 임씨 가문을 위한 거예요. 그러니 지효 편을 들 생각하지 말아요. 나를 훈계할 시간에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나 빨리 생각해요!”
오늘 벌어진 일로 인해 박씨 가문이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일단 그들이 움직이면 임씨 가문은 경운시에서 발붙일 곳을 잃을 것이고 그때는 가족이 따뜻한 밥 한 끼 먹는 일조차 힘들어질지도 모른다.
그 말을 들은 임진석은 미간을 찌푸리며 깊은 걱정에 사로잡혔다.
지금 상황에서는 박아윤의 마음이 풀리지 않는 한, 박씨 가문은 어떤 수를 써서라도 그녀의 분노를 가라앉히려 할 것이다.
예전이라면 박아윤에게 몇 마디 말이라도 건넬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그조차도 어려웠다.
두 사람이 각자의 생각에 잠겨 괴로워하던 그때, 임진석은 임도윤에게서 메시지를 받았다.
“그래, 아들이 있었지!”
임진석의 눈빛이 순간 희망으로 빛났다.
임도윤은 임진석과 김하정의 아들이자 임씨 가문의 장남이었다. 지난 20여 년 동안 두 사람은 박아윤을 홀대하기만 했지만 임도윤만큼은 달랐다. 그는 누구보다 박아윤에게 잘해주었다.
임씨 가문과 교류하는 모든 사람이 알고 있었다. 임도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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