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화
박창진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고작 몇천억으로 내 딸 마음을 얻으려 하다니. 우리 박씨 가문은 돈이 부족하지 않아!”
“강민건은 솔직히 아윤이와 얽히고 싶을 뿐이에요. 그래야 강씨 가문 사업에 도움이 되니까. 그게 아니면 뭐겠어요?”
2층에 있던 박유하도 맞장구를 쳤다.
유선영은 콧방귀를 뀌며 대수롭지 않다는 태도를 보였다. 강씨 가문도 결코 돈이 없는 집안은 아니니 굳이 그렇게까지 할 이유가 없었다.
게다가 박씨 가문이 신분을 드러내기 전에도 강민건은 일부러 연기를 하며 박아윤에게 다가오지 않았던가.
“다녀왔습니다!”
그때 문이 열리며 박아윤이 들어왔다. 그녀는 얼마 전 박서준이 사준 옷을 입고 있었다. 요즘 박아윤의 방은 최신 유행 옷으로 가득했다. 매일 세 벌씩 갈아입는다 해도 1년 반은 너끈히 버틸 만큼이었다.
“방금 길에서 어떤 사람이 이걸 주고 갔어요. 돌려주기도 전에 차를 타고 가버리더라고요.”
박아윤의 손에는 상자가 들려 있었고 아직 열어보지 않은 듯했다.
박창진은 단번에 그것이 무엇인지 눈치챘다. 불과 30분 전, 청혼하러 왔다가 자신에게 쫓겨난 집안에서 내민 바로 그 상자였다.
박아윤은 아무렇지 않게 탁자 위에 상자를 내려놓으며 물었다.
“그런데 요즘 왜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요? 계속 끊임없이 오던데 다 우리 친척이에요?”
“너 바보야?”
박유하는 요즘 말수가 부쩍 늘었고 방에서 먼저 나오는 일도 많아졌다.
박아윤은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네, 저 바보예요. 그런데 바보는 복도 많다잖아요. 그래서 저한테는 좋은 다리를 주셨나 봐요. 매일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게.”
핵심을 찌르는 말이었다.
부부는 서로 눈치를 보며 조용히 있었다. 평소라면 박유하가 발끈했을 것이다. 그는 언제나 남이 자신의 다리를 언급하는 걸 극도로 꺼려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의외로 아무 일도 없었다.
박유하는 화를 내기는커녕 담담하게 말했다.
“좋은 다리라도 있어서 다행이지. 아니면 너무 불쌍하잖아. 바본데.”
두 남매의 유치한 말다툼에 부부는 동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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