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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화

박정우의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30분 후 회의실에서 봐. 내가 아윤이와 함께 둘러볼 테니 따라오지 않아도 돼.” 안시후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대표의 심기가 불편하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챘다. “오빠, 그 민우희라는 분, 민씨 가문의 장녀 맞죠?” “아는 사이야?” 박정우는 박아윤을 바라볼 때 표정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박아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는 사이라고 할 수 있죠. 사교 모임에서 몇 번 본 적이 있어요. 당시 민씨 가문 일이 워낙 떠들썩해서 경운시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었을 거예요.” “민우희는 강한 사람이야.” 나락으로 떨어진 뒤에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이는 많지 않았다. 박아윤은 바싹 다가서며 물었다. “오빠, 본사에 있던 사람이 지사로 발령을 받았다면 일종의 좌천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좌천’이라는 단어에 박정우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제가 잘못 말했나요?” “아니, 꽤 적절한 표현이야. 본사 인원은 많지만 각 회사의 담당은 본사 부서 책임자에게 있지. 지사로 발령이 나면 직위가 높아도 모든 결정은 본사의 제약을 받게 돼.” 박아윤은 곰곰이 생각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절차가 엄청나게 느려지겠네요. 지사 책임자가 있으면 그냥 정기 보고만 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그것이 바로 그룹 경영 체제의 가장 큰 폐단이었다. 박정우가 여러 부분을 개선했지만 그룹 전체 인원은 만 명에 가까웠다.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지녔다 해도 혼자서는 관리할 수 없었다. 분신술이라도 쓰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절차가 복잡해 보이지만 꼭 필요했다. 각 단계가 개인에게 연결되어 있어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명확히 따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박아윤은 다시 물었다. “궁금한 게 있는데요. 민우희 씨는 본사에서 잘 지내다가 왜 갑자기 발령을 받아야 했을까요? 전에 본사에서 무슨 일을 맡으셨나요?” “홍보미디어부 분부장이었어.” 박아윤은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갑작스러운 발령은 분명 누군가의 이익을 건드렸거나 밥그릇을 침해한 결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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