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화
양쪽 모두 침묵에 잠겼다.
강민건은 분명 오늘 해명하려고 온 것이었지만 아직 말도 제대로 꺼내지 못한 채 또다시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지금 뭐 하는 거예요?”
박정우는 차를 세우자마자 그 장면을 목격했다. 그는 성큼 다가와 강민건의 품에 있던 박아윤을 끌어내더니 강민건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더 이상 아윤이를 괴롭히지 말라고 했잖아요!”
박정우는 주저 없이 강민건을 세게 밀쳤다.
박아윤은 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 다행히 직원은 옆에 있던 손님이 붙잡아주는 바람에 넘어지지 않았고 큰 사고는 피할 수 있었다.
강민건은 이 기막힌 운명의 장난 같은 상황에 그저 당황스러울 뿐이었다.
“이번이 마지막이에요. 제 인내심도 한계가 있어요. 아윤이는 임지효가 아니라고요. 더러운 의도로 접근하지 마세요.”
박정우는 강민건의 멱살을 움켜쥐고 낮고 날카로운 목소리로 경고했다.
박아윤은 영문도 모른 채 멍한 얼굴로 오빠에게 이끌려가며 뒤돌아 강민건의 눈빛을 확인했다. 그의 설명을 듣고 싶었지만 지금은 그의 설명을 들을 여유가 없었다.
“강민건이 널 찾아온 거야?”
박정우가 묻자 박아윤은 솔직히 대답했다.
“네. 작은 일이 있었어요. 해명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조금 전 일은 정말 우연이었다고 생각해요.”
박정우는 입술을 세게 깨물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우연일 수도 있겠지. 하지만 강민건은 절대로 우연이 아니야.”
박씨 가문을 도대체 얼마나 얕잡아보면 이런 뻔뻔한 짓을 계속할 수 있을까?
전에 수차례 경고했던 말은 그의 귀에 전혀 들어가지 않은 듯했다.
박아윤은 손을 뻗어 박정우를 달랬다.
“오빠, 제발 진정하세요.”
“아윤아, 그렇게 가만히 있으면 안 돼. 본때를 보여줘야지. 그렇지 않으면 널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는 만만한 상대로 여길 거야. 너도 강민건이 싫은 거 맞지?”
박아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싫어요. 몇 번 만나지도 않았는데 좋을 리 없잖아요. 오빠, 저는 그 사람을 변호하려는 게 아니라...”
입으로는 변호가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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