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2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최지은은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거듭 다짐했지만 옆에 있는 남자는 꿈쩍도 안 했다.
그는 마치 고인돌처럼 침묵으로 일관했고, 이제 최지은도 속수무책이었다.
최씨 가문.
운전기사는 대문 앞에 차를 대고 운전석에서 내려와 문을 열어주었다.
“도착했어요.”
최지은은 한숨을 내쉬며 느긋하게 의자에 기대앉은 강도윤을 원망 섞인 눈빛으로 노려보았다.
역시 호락호락한 남자가 아니었다.
결국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자 그녀는 의기소침한 모습으로 차에서 내렸다.
“데려다줘서 고마워요.”
강도윤은 고개를 까닥하며 태연하게 감사 인사를 받았다.
최지은은 괜히 기운이 빠졌다.
이내 차에서 내리려고 허리를 굽히는 순간 남자가 손목을 덥석 붙잡았다.
찰나의 의아함을 끝으로 그녀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떠올랐다.
“드디어 마음이...”
“내가 뭘 원하는지도 모르면서 무작정 협력하자고 하면 과연 나한테 무슨 이득이 될지 의문이군.”
최지은은 어리둥절하다가 서둘러 말했다.
“우리 다 사업하는 사람들이잖아요. 사업가에게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이익 아닌가요?”
강도윤의 눈이 가늘어졌고, 그녀의 말에 대답하는 대신 손을 놓아주었다.
최지은은 당최 이해할 수 없었다.
강도윤이 시선을 거두더니 정면을 바라보며 무심하게 한 마디 던졌다.
“내가 원하는 게 뭔지 파악하고 나서 다시 찾아 와.”
최지은이 발을 동동 굴렀다.
“차라리 직접 말씀해 주시면 안 돼요? 원하시는 게 뭔지.”
강도윤은 그녀를 무시하고 차가운 목소리로 운전기사에게 말했다.
“출발하세요.”
운전기사는 최지은을 에스코트해 주고 차 문을 닫은 뒤, 다시 운전석에 올라 시동을 걸고 떠났다.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는 최지은의 눈빛이 착잡하기 그지없었다.
차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도 강도윤이 원하는 게 대체 무엇인지 짐작이 안 갔다.
그녀는 한숨을 푹 내쉬고 뒤돌아서 걸어갔다.
저택 대문을 마주한 순간 기분이 묘했고, 마치 꿈속을 거니는 느낌이었다.
‘드디어 왔네.’
이내 앞으로 걸어가 숨을 고르고 손을 들어 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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