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9화
“그럼 기획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강도윤은 몇 초간 침묵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쁘지 않아. 그래서 뭐?”
미소가 퍼지려던 찰나 생각지도 못한 반문에 최지은은 얼굴이 굳어버렸다.
결국 어색하게 웃으며 강도윤을 멍하니 바라봤다.
그래서 뭐라니?
이내 입술을 깨물고 용기를 내어 말했다.
“그러면 저... 언제부터 출근하면 될까요?”
강도윤이 코웃음을 쳤다.
“기회만 보이면 놓치지 않는구나.”
최지은이 정색했다.
“당연하죠. 기회는 스스로 쟁취하는 거예요. 지금은 썩은 동아줄이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거든요.”
옆에서 나지막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녀의 말이 꽤 마음에 든 모양새였다.
최지은이 이 틈을 타서 다시 물었다.
“그래서 전 언제부터 회사에 출근하면 되나요?”
강도윤은 묵묵부답했다. 이내 핸들을 꺾어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일단 밥부터 먹자.”
최지은은 눈을 깜빡이며 기대에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제가 대표님이랑 밥 같이 먹으면 입사 기회를 주시는 건가요?”
강도윤이 피식 웃었다. 그리고 얼굴을 바짝 들이밀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고작 밥 한 끼에 최씨 가문 수천억 빚을 없던 일로 하겠다? 몸값 꽤 비싸네.”
최지은이 재빨리 받아쳤다.
“그건 강 대표님 말씀 아닌가요? 대표님이야말로 감히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비싼 분이죠. 밥 한 끼 먹는 거로 우리 언니가 몇 년을 끌어안고 있던 위기가 해결되니까... 사람 사이의 간극이란 게 가끔은 진짜 너무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강도윤은 나지막이 웃음을 터뜨렸고,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이내 주차하고 몸을 숙여 차에서 내렸다.
최지은은 그의 속내를 당최 짐작할 수 없었다.
하지만 오늘처럼 회사를 찾아갔는데 철저히 무시당했던 것보다는 훨씬 나았다.
이런 생각에 안전벨트를 풀고 조심스럽게 차에서 내렸다.
다만 발이 땅에 닿기도 전에 강도윤이 다가와 그녀를 부축했다.
최지은은 포기하지 않고 못을 박았다.
“제가 강호 그룹에 입사하는 건 최현 그룹이든 강호 그룹이든 모두에게 득이 되는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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