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0화
두 사람이 식당에 들어서자 종업원이 룸으로 안내했다.
최지은은 갈수록 화려해지는 단풍정의 인테리어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종업원은 메뉴판 두 개를 준비해서 최지은과 강도윤에게 각각 건네주었다.
점심에 언니가 시켜준 갈비찜을 결국 못 먹었기에 그걸 주문하려던 참이었다.
하지만 입을 열기도 전에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갈비찜 하나, 그리고 누룽지탕, 육개장, 소불고기...”
줄줄이 주문한 음식들이 전부 그녀가 좋아하는 메뉴들이다.
주문을 마친 강도윤은 메뉴판을 덮고 종업원에게 건넸다.
종업원은 메뉴판을 받아들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강도윤을 바라보고 있는 최지은을 발견하자 공손히 물었다.
“손님, 추가하실 메뉴 있으신가요?”
최지은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서둘러 종업원에게 메뉴판을 돌려주었다.
“아니요. 감사합니다.”
그녀가 먹고 싶었던 음식은 강도윤이 전부 시켜놓은 상태였다.
메뉴판을 든 종업원이 예의 바른 미소를 지었다.
“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종업원이 나가자 룸 안에는 최지은과 강도윤 둘만 남았다.
최지은이 정적을 깨기 위해 먼저 입을 열었다.
“강 대표님이 저랑 입맛이 이렇게 비슷할 줄 몰랐어요. 방금 고른 메뉴가 다 제가 먹고 싶었던 요리였거든요. 덕분에 오늘 배 터지게 생겼네요.”
강도윤은 물이 담긴 컵을 그녀의 앞으로 내밀었다.
“고작 요리 몇 개 가지고 오버는. 운성에서 얼마나 고생했는지 눈에 훤하군.”
최지은은 말문이 막혔다.
강도윤은 여유로운 모습으로 물컵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그렇게 힘든 데도 굳이 돌아가려는 이유는 뭐지? 혹시 아직 잊지 못한 사람이라도 있나?”
컵을 들어 올려 입가에 대려는 순간 최지은은 발끈하며 외쳤다.
“무슨 헛소리...!”
하지만 말을 끝내기도 전에 빠르게 침착함을 되찾았다.
도움을 청하는 입장에서 강도윤의 심기를 건드릴 수는 없었다.
이내 감정을 추스르고 차분하게 말했다.
“잊지 못하긴, 이제 기억도 안 나요. 운성으로 돌아가려는 건 오직 그곳에 있어야만 강 대표님 곁에서 제 역할을 십분 발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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