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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화

배아현의 말에 이성을 잃은 주나연은 룸 안에서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며 물건을 집어 던졌다. 함께 있던 동창들은 그녀의 성질을 진정시키지 못했고 종업원들 역시 그녀의 신분이 두려워 감히 다가가지 못했다. 결국 프로스트의 점장이 직접 나서서 배아현에게 상황을 알렸다. 프로스트에는 배씨 가문의 지분이 있었고 게다가 주나연을 자극한 당사자가 배아현이었으니 그녀가 나서는 게 당연했다. 배아현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최지은에게 짧게 일러두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최지은도 함께 일어났다. “나도 같이 갈게.” 배아현은 그녀의 어깨를 살짝 눌러 다시 앉히며 말했다. “아니, 너는 여기 있어. 같이 가면 저년이 화풀이를 너한테 할 거야. 우리 오빠가 요즘 김씨 가문이랑 협력 중이거든. 주나연 같은 년 때문에 김씨 가문에서 나한테 뭐라고는 못 해. 걱정하지 마. 지금은 손님들한테 피해 줄까 봐 잠깐 가는 거야. 아니면 상대하기도 싫어. 금방 돌아올게.” 최지은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배아현과 프로스트 점장이 함께 나가는 뒷모습을 그저 물끄러미 바라봤다. 삼십 분이 지났다. 식탁 위 음식은 이미 식어버렸지만 배아현은 여전히 돌아오지 않았다. 휴대전화와 가방도 그대로였다. 걱정이 밀려온 최지은은 물건들을 챙겨 들고 룸을 나섰다. 복도를 따라 걷다가 코너를 도는 순간 배아현의 휴대전화 벨 소리가 울렸다. 최지은이 전화받으려던 찰나, 누군가와 어깨가 부딪혔고 휴대전화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녀가 허리를 굽혀 줍기 전에 다른 손이 먼저 휴대전화를 집어 들었다. 고개를 들자 낯이 익은 남자가 서 있었다. 동창인 듯했지만 최지은은 그의 이름이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최지은?” 남자가 먼저 말을 걸었다. 최지은은 약간 놀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안녕하세요.” 남자는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나야, 손민호.” 그제야 기억이 되살아났다. 최지은의 기억 속 손민호는 마르고 체구가 작았던 남학생이었지만 지금의 그는 몰라보게 변해 있었다. 배가 불룩하고 얼굴은 살이 올라 예전의 앳된 모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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