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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화

최지은이 말하며 걸음을 떼려는 순간, 손민호가 앞을 가로막았다. “지은아, 동창으로서 나도 네 소식 다 들었어. 네가 도성을 떠난 지 벌써 십 년이 됐잖아. 아마 지금 도성이 어떤지 잘 모를 거야. 우리 아버지가 이번에 승진해서...” 그는 목소리를 낮췄다. “건설부 부국장이 되셨어. 최씨 가문이 남부순환로 쪽에 있는 그 땅을 상업용으로 바꾸려면 결국 우리 아버지 힘이 필요하다고.” 최지은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손민호는 단도직입적으로 말을 이었다. “네가 나를 따른다면 너희 집안이 다시 일어서는 건 우리 아버지 한마디면 끝이라는 소리야.” 최지은은 어이없다는 듯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손민호는 그 침묵을 자신에게 호감이 있는 신호로 착각한 듯 더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지은아, 너도 알다시피 내가 중학교 때부터 널 좋아했잖아. 네가 나를 따르기만 하면 절대 너를 함부로 대하는 일은 없을 거야.” 최지은은 득의양양한 그의 표정을 잠시 바라보다가 갑자기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좋아. 그러면 번호 하나 적어. 필요할 때 언제든 연락해.” 그 말에 손민호의 얼굴빛이 확 밝아졌고 눈빛엔 감추지 못한 자만이 번졌다. 한때 감히 쳐다볼 수도 없었던 여신이 이제 자신의 말 한마디에 순순히 굴복하다니. 손민호는 이보다 더 기분 좋은 일이 있을까 싶었다. “지은아, 역시 넌 사람 볼 줄 안다니까.” 최지은은 미소를 유지한 채 머릿속에 스친 번호를 천천히 읊조렸다. 손민호가 고개를 숙여 번호를 적는 순간 그녀는 곧장 그의 옆을 스쳐 지나갔다. 그러나 너무 순순히 번호를 알려준 것이 수상했는지 손민호는 즉시 그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몇 초 지나지 않아 연결음이 끊기고 다소 나른한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진서연입니다. 누구시죠?” 손민호의 얼굴이 굳었다. 그는 황급히 최지은을 쫓아가 팔을 붙잡았다. “지은아, 지금 나를 놀리는 거야?” 갑작스러운 접촉에 놀란 최지은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때, 정면에서 한 남자가 다가오고 있었고 본능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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