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2화
손민호의 아버지는 성격이 사납기로 유명한 인물이었다.
현 직위에 오른 지 벌써 4년째 올해가 다섯 번째 해였다.
만약 이번에도 승진하지 못한다면 평생 그 자리를 벗어나기 어려울 터였다.
그는 이 시기를 놓치지 않으려 인맥을 다지기에 혈안이었고 선물 꾸러미를 들고 강씨 가문을 여러 번 찾았지만 매번 강용필에게 거절당했다.
오늘 밤, 손민호가 아버지에게 끌려 돌아간다면 매를 피하기란 불가능했다.
“강 대표님, 저는... 대표님과 지은의 관계를 전혀 몰랐습니다. 정말입니다.”
손민호의 더듬거리는 해명 따위에 강도윤은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그는 무심하게 최지은의 어깨를 감싼 채, 한마디 말없이 그 자리를 벗어났다.
그제야 손민호는 강도윤의 뒤를 따르던 이들이 자기 아버지의 상급자들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중 한 사람이 손민호를 힐끗 보더니 휴대전화를 들어 그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손민호의 이마에는 굵은 땀방울이 맺혔고 억울함과 두려움이 뒤섞인 감정이 속에서 들끓었다.
복도 모퉁이를 돌자 강도윤은 조용히 손을 거두었다.
그의 동작은 신사적이면서도 절제되어 있었다.
비록 본의 아니게 그의 팔에 감싸였지만 최지은은 조금도 불쾌하지 않았다.
“고마워요.”
최지은이 낮게 인사를 건넸지만 강도윤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복도 끝의 룸을 향해 걸어갔다. 수행하던 사람들도 묵묵히 그 뒤를 따랐다.
최지은이 슬쩍 눈을 돌리자 뉴스에서 봤던 낯익은 얼굴들이 하나둘 보였다.
지나가던 누군가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훑어보자 최지은은 얼른 고개를 숙였다.
모두가 완전히 지나간 뒤에야 그녀는 조심스레 고개를 들었다.
강도윤은 사람들 틈에 둘러싸인 채 담담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의 손가락 사이엔 담배 한 대가 느슨히 걸려 있었고 어둑한 복도의 조명 아래 담뱃불이 은근하게 깜박였다.
단지 몇 걸음 거리일 뿐인데 이상할 만큼 멀게 느껴졌다.
그의 손이 스쳐 갔던 어깨가 아직도 뜨겁게 달아오르는 듯했다.
최지은은 입술을 꾹 깨물고 시선을 돌렸다.
배아현을 찾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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