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3화
배아현은 말을 멈추더니 목소리를 한 톤 낮춰 물었다.
“너, 방금 누구 만났다고?”
최지은이 천천히 대답했다.
“손민호.”
배아현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눈썹을 찌푸렸다.
“너한테 무슨 짓 한 거 아니지?”
최지은은 이마를 짚으며 고개를 저었다.
“연락처를 달라고 졸랐어.”
배아현은 역겨운 듯 표정을 구기며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요즘 손씨 가문이 꽤 잘 나가잖아. 걔 아버지, 몇 달 뒤면 또 승진한대. 요즘 세상은 왜 이 모양이야? 착실하게 사는 사람은 고생만 하고 편법 쓰는 놈들은 잘만 살고.”
주씨 가문도, 손씨 가문도 다를 바 없었다.
잠시 후 배아현은 미안한 얼굴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오늘 너 데리고 오지 말 걸 그랬다. 연락처는 안 줬지?”
최지은은 고개를 저었다.
“진서연 번호를 알려줬는데 바로 들통나버렸어. 강 대표님이 아니었으면 나 진짜 큰일 날 뻔했어.”
배아현은 갑자기 흥미롭다는 듯 몸을 바짝 당겨와 물었다.
“강 대표님? 내가 아는 그 강 대표님?”
최지은이 짧게 대답했다.
“응.”
배아현은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최지은의 팔꿈치를 장난스럽게 쿡 찔렀다.
“결국 다시 강 대표님한테 돌아가는 거야?”
최지은은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배아현의 팔짱을 끼고 룸 쪽으로 걸었다.
“헛소리 좀 하지 마. 그 사람이 내가 돌아간다고 갈 수 있는 사람이야? 저 꼭대기에 있는 사람을 내가 무슨 수로 다시 바라봐? 빨리 가자. 채 다 식었겠어. 나 배고파 죽겠...”
최지은은 말이 끝나기도 전에 코너에서 나타난 남자를 보고 입을 다물었다.
두려움이라고는 없던 배아현조차 놀라며 말을 더듬었다.
“도... 도윤 오빠.”
강도윤은 짧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최지은에게서 시선을 돌려 배아현을 바라봤다.
“할 일 없으면 네 오빠한테 전화나 해.”
배하준은 오늘 강도윤이 프로스트에서 손님을 접대한다는 걸 알고 있었고 이쪽에 일어난 일을 전해 들은 뒤 배아현이 혼자 처리하지 못할까 봐 강도윤한테 연락을 부탁했던 거였다.
배아현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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