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9화
정중하게 말을 건네는 김가영의 모든 행동에서는 타고난 우아함과 자신감이 묻어났다.
사무실 직원들은 바쁘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남아일호는 평범한 사람들이 쉽게 들어갈 수 없는 고급 레스토랑이었지만 김가영은 단 한마디만으로도 마치 배달 음식을 시키듯 점심을 보내줄 수 있었다.
그녀는 미소를 띠며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강도윤이 따라가려 하자 김가영은 손을 들어 그의 가슴 앞을 가볍게 막았다.
닿지는 않았지만 어쩐지 오묘한 느낌이 스며들었다.
“우리 사이에 뭐 이런 격식을 차리고 그래. 바쁠 텐데 빨리 들어가서 일 봐.”
강도윤은 엘리베이터에 타지 않고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드물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조심히 가.”
김가영은 미련 없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고 강도윤도 몸을 돌려 사무실로 돌아갔다.
최지은은 하연서 자리에 멍하니 앉아 있었고 주변에선 낮은 수군거림이 퍼져 나왔다.
직원들은 김가영의 집안을 부러워하며 그녀의 기품 앞에서 한없이 작아진 듯했다.
모두 김가영 같은 사람은 큰 잘못만 저지르지 않는다면 평생 돈 걱정 따윈 모를 거라 입을 모았다.
최지은은 입술을 살짝 깨물며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언니도 저런 집안에서 태어났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랬다면 그룹을 위해 일하느라 위암에 걸리지도 않았을 테고 만약 병에 걸렸다고 해도 치료는 편한 마음으로 받을 수 있었을 거야.’
만일이라는 가설로 멍하니 상상하며 정신이 팔린 사이 휴대전화에 문자 도착 알림이 울렸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최지은은 휴대전화를 꺼내 확인했다.
강도윤이 보낸 문자가 도착해 있었다.
[출근 첫날부터 지각이네? 내가 아주 대단한 인물을 모셨나 봐?]
문자를 바라보는 최지은의 머릿속에는 강도윤의 오만한 표정이 떠올랐다.
‘참 나, 태도가 어떻게 이렇게 달라지지?’
최지은은 강도윤이 김가영을 배웅하며 보이던 겸손하고 신사적인 모습을 떠올리며 그 모습을 본 자신의 눈을 찌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대비가 없으면 상처도 없을 텐데.’
최지은은 자포자기한 마음으로 한숨을 내쉬며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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