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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화

하연서는 공손하게 손짓하며 말했다. “들어가세요.” 최지은은 작은 목소리로 감사 인사를 전하고 강도윤의 사무실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강도윤은 검은 셔츠 소매를 살짝 걷은 채 사무용 의자에 앉아 진지한 표정으로 서류를 읽고 있었다. 최지은은 그의 책상 앞으로 걸어가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강 대표님, 저 왔습니다.” 강도윤은 아무 표정 변화 없이 짧게 대답한 뒤 여전히 서류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최지은은 입술을 깨물며 말을 이어갔다. “제가 지각한 게 아니라 아까는 강 대표님께서 김가영 씨를 접대 중이셔서 방해할 수 없었기에 하 비서님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강도윤은 눈썹을 찌푸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의 깊고 어두운 눈동자에는 약간의 불만이 스며 있었다. 최지은은 잠시 멈칫하며 방금 한 말을 곱씹었지만 잘못된 표현은 없었다. 심지어 평소보다 더 겸손한 말투였다. 지금 그들의 관계는 상사와 부하였으니 태도를 낮추는 것은 당연했다. 그가 아무 말 없이 자신을 바라보자 최지은은 조용히 물었다. “왜 그러세요? 강 대표님?” “별일 아니야.” 강도윤은 담담하게 대답한 뒤 시선을 돌렸다. 최지은은 강도윤이 자기 일을 지시하지도, 어느 부서로 가야 하는지도 말해주지 않자 어쩔 수 없이 직접 물어보았다. “강 대표님, 저는 어느 부서로 가야 하나요?” 최지은은 강도윤이 자신을 기획팀으로 보낼 거로 생각했다. 그곳이라면 수많은 엘리트와 어울리며 더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고 무엇보다 최지은은 뛰어난 사람들과 함께하면 자신도 성장할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강도윤과의 약속을 지킨 뒤 다시 최현 그룹으로 돌아간다면 배운 것을 충분히 활용할 수도 있었기에 좋은 기회였다. 강도윤은 고개를 들어 기대에 찬 최지은의 얼굴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여기.” 최지은이 멈칫하며 다시 물었다. “여기요?” ‘여기라 하면 비서실인데 나보고 지금 비서 일을 하라는 거야?’ 강도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최지은이 다시 입을 열려는 순간, 초인종이 울렸고 강도윤은 책상 옆 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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