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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화

오늘 김가영을 본 후, 최지은은 사람이 반드시 자신의 신분과 위치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사실을 더욱 분명히 깨달았다. 지금 그녀는 강도윤 밑에서 일하는 하찮은 존재에 불과했다. 그러니 규칙에 맞지 않는 일은 최대한 피하는 편이 좋았다. 하연서도 다소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니면 최지은 씨가 직접 강 대표님께 말씀드리는 게 어떨까요?” 최지은은 고개를 끄덕였다. 점심을 강도윤에게 돌려주려 일어서려는 순간, 사무실 문이 열렸다. 강도윤의 다른 비서였다. “강 대표님, 덕분에 저희도 남아일호 요리를 먹게 됐어요. 이건 김가영 씨가 특별히 강 대표님을 위해 주문하신 겁니다.” 강도윤은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담담하게 말했다. “거기 둬.” “네.” 비서는 공손하게 음식이 담긴 바구니를 들고 병풍 안으로 들어왔다가 최지은과 하연서를 보고 잠시 멈칫했다. 최지은은 비로소 자신의 임시 자리가 강도윤이 예전에 식사하던 자리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당장 책상 위 자료들을 한쪽으로 치웠다. 비참하기 그지없었다. 비서는 바구니에서 음식을 꺼내 하나씩 가지런히 놓았다. 최지은은 정교한 도자기 그릇에 담긴 각종 요리를 보고 다시 자신의 옆에 놓여 있는 단풍정을 바라보았다. 단풍정은 도성에서 고급 레스토랑으로 통했지만 지금 남아일호와 비교하면 로고마저 다소 초라해 보였다. 최지은과 하연서는 서로 시선을 마주쳤다. 하연서의 눈가에 남아 있던 의문도 완전히 사라진 듯했다. 원래 강도윤은 김가영이 특별히 보내준 점심을 먹으려고 서민준이 준비한 음식을 최지은에게 건넨 것이었다. 최지은은 작은 테이블 절반 가까이 차지한 요리들을 보며 점심을 강도윤에게 돌려주려던 생각을 조용히 접었다. 최지은에게 준 음식은 강도윤이 먹지 않고 남긴 것이었고 그녀가 대신 먹는 것은 강도윤의 골칫거리를 해결해 주는 셈이었다. 결국 규칙에 어긋나는 일은 아니었다. 요리를 다 차린 뒤, 비서와 하연서는 사무실을 나가며 공손히 말했다. “강 대표님, 즐거운 식사 하세요.” 최지은은 자신 앞에 놓인 색과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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