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4화
강도윤은 점심을 마친 뒤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최지은은 아무 말 없이 자신의 임시 사무 공간을 정리한 뒤 다시 자료에 몰두했다.
간간이 들려오는 종이 넘기는 소리에 강도윤은 의자에 앉아 있다가 잠시 시선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병풍이 시야 일부를 가렸지만 틈 사이로 진지한 표정으로 서류를 살피는 최지은의 모습이 또렷이 보였다.
“점심 먹었으면 좀 쉬어. 그렇게까지 몰아붙일 필요 없어. 강호 그룹은 직원을 혹사하는 회사가 아니거든.”
그의 낮고 단단한 목소리가 공간을 울렸지만 최지은은 너무 몰입한 나머지 그의 말을 듣지 못했다.
강도윤의 눈썹이 살짝 찡그리더니 이내 옆에 놓인 휴대전화를 들어 게임을 실행하고 최지은에게 초대를 보냈다.
휴대전화 화면이 켜지자 최지은은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내려놓고 화면을 들여다보았다.
강도윤의 게임 초대를 확인한 최지은이 멈칫하며 그를 바라보자 강도윤은 응답을 기다리는 듯 그녀를 빤히 보고 있었다.
그는 거절을 허용하지 않는 목소리로 말했다.
“접속해.”
최지은은 산더미처럼 쌓인 자료를 흘끗 보며 조심스럽게 답했다.
“강 대표님, 지금은 근무 시간이라 게임은 좀 아닌 것 같은데요.”
강도윤은 그녀를 힐끗 바라보며 말했다.
“어느 회사가 점심시간도 없이 일해? 빨리 접속해.”
결국 최지은은 고개를 끄덕이며 게임 초대를 수락했다.
화면이 로딩되는 동안 그녀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게임이 시작되자 오랜만에 해보는 최지은은 손에 익지 않아 조작이 서툴렀다.
다행히 몇 년 동안 접속하지 않아 등급이 강도윤보다 훨씬 낮았기에 함께 매칭된 팀원들의 실력도 그리 뛰어나지 않았다.
낮은 등급임에도 강도윤이 귀족 표시를 달고 있어 상대 팀은 그를 집중적으로 견제하는 듯했다.
최지은은 정글 몬스터를 잡고 곧장 그를 도우러 달려갔지만 도착할 때마다 강도윤이 조종하는 영웅은 이미 쓰러져 있었다.
결국 최지은은 전략을 바꾸어 덤불에 숨어 있다가 그가 상대의 공격을 끌어내면 그 틈을 타 강도윤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움직였다.
몇 번의 소규모 전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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