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6화
내실에서 걸어 나오던 강도윤은 습관처럼 병풍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분주히 움직이던 최지은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잠시 멈칫하던 그의 걸음이 천천히 탁자 쪽으로 향했다.
최지은은 탁자에 엎드린 채 고개를 비스듬히 기대고 잠들어 있었다.
그녀의 팔 아래에는 깔끔히 정리된 노트 한 권이 놓여 있었고 단정한 필체는 마치 그녀 자신을 닮은 듯 섬세하고 정연했다.
강도윤은 조용히 최지은의 맞은편 소파에 앉았다. 시선이 잠시 그녀의 얼굴에 머물렀다.
비록 눈을 감고 있었지만 미간이 잔뜩 찌푸려진 모습은 편히 잠든 얼굴과는 달랐다.
억눌린 생각 속에서 겨우 잠을 붙잡은 듯 며칠간 쌓인 피로와 마음고생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강도윤은 시선을 돌려 탁자 위 서류 뭉치를 바라보았다.
처리되지 않은 문서가 여전히 절반 가까이 남아 있었다.
강호 그룹의 운성 프로젝트는 이미 여러 차례 회의가 오간, 오래된 사업이었다.
그의 기억이 맞다면 당시 회의 자료는 한 사람이 전문적으로 담당했을 것이고 최지은은 그 기록만 봐도 운성 프로젝트 전반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었다.
강도윤은 문서 한 장을 집어 들고 훑어보다가 이내 눈썹을 깊게 찌푸렸다.
그때 조용한 방 안에 알람 소리가 울렸다.
알람은 최지은이 최지유의 병원 검진 시간을 알리기 위해 설정해 둔 것이었다.
최지은은 거의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며 휴대전화를 움켜쥐었다.
그녀는 황급히 알람을 끄고 불안한 눈빛으로 내실 쪽을 바라봤다.
다행히 아무런 인기척도 없자 최지은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고개를 숙여 최지유에게 문자를 보내려던 순간, 누군가의 시선이 자신에게 닿았음을 느꼈다.
고개를 들자 맞은편 소파에는 이미 깨어 있는 강도윤이 앉아 있었다.
그의 손에는 서류 한 장이 들려 있었고 표정은 당장이라도 폭발할 듯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강 대표님, 혹시 저 때문에 깨신 거예요?”
혹시 잠결에 소리를 내 잠을 방해했을까 봐 두려워 최지은은 몸을 곧추세우며 서둘러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그녀의 사과에도 강도윤은 아무 말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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