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2화
“그러면 내일 휴가 내서 집에서 손님맞이하는 거 도와줄게.”
오랜 시간 연회를 열지도 않았고 집에 도우미도 적었던 터라 최지은은 최지유가 무리해 몸이 상할까 봐 걱정이 되었다.
“그럴 필요 없어.”
최지유는 생각도 하지 않고 거절했다.
“넌 평소처럼 강호 그룹에 출근하면 돼.”
휴가 신청 문자를 보내려던 최지은의 손이 잠시 멈췄다.
“내일 주인공은 나잖아. 집에 있어야지.”
최지유의 차가운 눈빛이 그녀를 꿰뚫었다.
“주인공이라면 눈길을 끌면서 등장해야지.”
“그러니까 마지막에 등장하라는 거야?”
최지유는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최지은을 힐끗 보았다.
“내일 아침 진 비서가 너를 강호 그룹까지 데려다 줄 거야. 퇴근 후에는 강도윤 차에 타고 집으로 오고.”
최지은은 그제야 최지유의 의도를 이해했다.
내일의 주인공은 최지은이 맞지만 연회의 궁극적 목적은 참석자들에게 최현 그룹과 강호 그룹이 이미 화해했으며 협력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는 인상을 주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최지은과 강도윤이 함께 등장해야 그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었다.
다음 날 아침, 모든 것이 최지유의 계획대로 진행되었다.
최지은은 강호 그룹 건물로 올라가 자신의 임시 자리로 향했다.
오늘은 평소보다 일찍 왔지만 강도윤은 이미 그녀보다 더 일찍 와 있었다.
“강 대표님, 좋은 아침이에요.”
최지은이 미소를 지으며 먼저 인사했지만 강도윤은 고개도 들지 않은 채 짧게 응답했다.
최지은은 조심스럽게 자신의 사무 공간으로 걸어갔다.
오늘 강도윤은 유독 바빴다.
임시 회의를 마친 뒤 바로 사무실로 돌아와 화상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는 꽤 오래 이어졌고 최지은은 괜히 방해될까 봐 자료 한 장도 조심스럽게 넘겼다.
그러나 조심하면 할수록, 문제를 겪을까 봐 두려워하면 할수록 결국 실수는 더 자주 발생하는 법이었다.
노트를 정리하던 최지은은 팔꿈치 옆에 있던 물컵을 부주의로 건드렸다.
반사적으로 컵을 잡으려던 순간, 손가락이 컵을 스치며 바닥에 떨어져 쨍그랑 소리와 함께 산산조각이 났다.
‘헉, 망했다.’
최지은은 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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