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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화

최지은은 담담한 표정으로 시선을 거두었다. 화장실에 가려고 올라왔다는 건 분명 거짓말일 테고 그녀와 강도윤의 모습을 엿보려는 속셈이라는 걸 최지은도 잘 알고 있었다. 오늘 연회에 참석한 사람 중 눈치 없는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최지은이 자신의 방으로 걸어 들어가자 강도윤은 이미 화장대 앞 의자에 당당하게 앉아 있었다. 술을 너무 많이 마셔 머리가 아픈지 그는 눈을 감은 채 이마를 꾹꾹 누르고 있었다. 가늘고 긴 손가락이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 “강 대표님, 해장국이라도 좀 끓이라고 시킬까요?” 그녀가 조심스레 말을 건넸다. 강도윤은 눈을 살짝 떠 최지은을 흘긋 바라보며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괜찮아. 두 자매가 무슨 함정을 팠을지 알고.” 최지은의 눈에 잠시 어색한 기색이 스쳤다. 그녀와 언니가 강도윤을 상대로 계획을 짠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계획은 떳떳하고 정정당당했다. 심지어 최지은은 자신의 계획을 밝히기까지 했다. 최지은이 강도윤 밑에서 일하고 강도윤이 그들과 함께 이 연극을 연기했으니 따지고 보면 그가 손해 보는 일은 아니었다. “강 대표님, 벌써 제 방까지 들어오셨는데 함정이 있었다면 이미 걸려들지 않았을까요? 이제 우리는 같은 배를 탄 사람들이니까 제가 대표님을 해칠 일은 없을 거예요.” 강도윤은 말없이 그녀를 흘긋 보고 다시 눈을 감고 조용히 기대어 있었다. 최지은도 더 이상 말을 건네지 않고 조용히 자신의 침대에 앉아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다. [언니, 나 언제쯤 내려가면 돼?] 한참 지나서야 최지유가 답장을 보내왔다. [손님들이 다 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내려와. 강 대표님은 괜찮아?] 최지은은 고개를 들어 화장대 앞의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는 한쪽 손으로 턱을 괴고 눈을 감은 채 앉아 있었다. 차가운 분위기는 한층 누그러져 있었고 그의 굳은 표정과 묵직한 존재감만이 조용히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취한 것 같아.] 강도윤은 오후에 회사로 돌아오면서부터 술 냄새를 풍겼고 저녁 자리에서도 사람들이 건네는 술잔을 거침없이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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