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4화
최지은은 해장국을 들고 자신의 방 앞에 멈춰 섰다.
잠시 망설이던 그녀는 결국 손을 들어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해장국 끓여 왔어요.”
아래층에 아직 손님들이 있어 최지은은 목소리를 최대한 낮췄다.
그러나 방 안에서는 아무런 대답도 들리지 않았고 최지은은 의아한 눈빛으로 살짝 문을 열어 틈 사이로 방안을 들여다보았다.
이 세상에 자신의 방을 이렇게까지 조심스럽게 들여다보는 사람이 그녀밖에 없을 것 같았다.
방 안에는 불이 켜져 있었지만 아까 화장대 앞에 앉아 있던 강도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욕실 쪽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왔다.
최지은은 문을 열고 들어가 해장국 그릇을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바로 그때 욕실 문이 열리며 강도윤이 걸어 나왔다.
검은 셔츠엔 군데군데 젖은 자국이 남아 있었고 이마와 뺨에도 물기가 맺혀 있었다.
순간, 최지은은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술을 너무 빨리 깨는 거 아니야?’
욕실에서 걸어 나오던 강도윤은 담담하게 말했다.
“욕실 좀 썼어.”
최지은은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네, 편하게 쓰세요.”
그는 짧게 응답한 뒤 화장대 앞에 서서 휴지로 얼굴의 물방울을 닦았다.
방 안에는 잠깐의 정적이 흘렀다.
최지은은 입술을 살짝 깨물며 탁자 위 해장국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해장국 끓여 왔어요. 입에 맞을진 모르겠지만 드셔보실래요?”
그녀는 잠시 망설이다가 그릇을 들어 내밀었다.
강도윤은 아무 말 없이 받아 들더니 단번에 국물을 들이켰다.
그의 행동에는 단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마치 그녀와 언니가 꾸민 함정 따위는 처음부터 두려워한 적이 없었던 것처럼.
강도윤은 해장국을 다 마신 뒤 고개를 숙여 자신 앞에 서 있는 여자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은 맑게 빛났고 또렷한 두 눈동자가 그를 똑바로 마주하며 묘한 긴장감과 기대를 한껏 담고 있었다.
겨우 눌러두었던 감정이 다시 치밀어 오르자 강도윤은 목덜미가 저릿했다.
그는 더 이상 이 자리에 머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난을 치며 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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