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화
곧이어 팀원들이 항복 제안을 보냈고 이어 짧은 정적이 흘렀다.
강도윤은 항복 거절 쪽에 손가락을 올린 뒤 고개를 들어 문가에 서 있는 최지은을 바라보고는 낮게 울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들어와요.”
말을 마친 그는 휴대폰을 손에 꼭 쥔 채 집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소파에 앉은 강도윤은 마치 막대한 거래를 날려버린 듯 굳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게임 속 캐릭터가 부활하자 그는 자신감이 붙은 듯 전장으로 뛰어들었으나, 몇 초도 버티지 못하고 또다시 쓰러졌다.
곧이어 상대 팀은 본진 넥서스까지 밀고 들어왔지만 결정타를 주지 않은 채 일부러 성문 밖에서 귀환 버튼만 누르며 노골적으로 조롱했다.
강도윤의 표정은 눈에 띄게 굳어졌다.
이후 또 한 차례 전멸이 이어지자 그의 얼굴은 점점 먹구름이 드리우듯 어두워졌다.
난감해진 최지은은 시선을 돌렸지만 캐릭터가 다시 부활하자 참지 못하고 또다시 그의 플레이를 훔쳐보았다.
속으로는 못마땅한 평가가 절로 흘러나왔다.
‘생각은 나쁘지 않은데, 손이 영 엉망이네.’
상대 팀은 계속 유리한 상황을 즐기며 희롱만 이어갔고 보는 이로 하여금 불쾌감이 치밀 정도였다.
또다시 캐릭터가 쓰러지자 강도윤은 성가신 듯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그러다 문득, 못마땅하다는 듯 지켜보던 최지은의 눈빛과 정면으로 시선이 맞닿았다.
순간 얼어붙은 최지은은 잠시 망설이다 결국 먼저 입을 열었다.
“저... 제가 해봐도 될까요?”
강도윤은 곧장 되물었다.
“잘해요?”
최지은은 짧게 숨을 내쉬었다.
한때 그녀는 이 게임에 푹 빠져 있었고 여러 소환사의 레벨을 중상급까지 올렸으며 등급은 다이아몬드에 도달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한수혁이 게임은 시간과 인생을 낭비하는 짓이라며 싫어했고, 그와 함께 지내면서부터 차츰 손을 놓게 된 것이었다.
방금 지켜본 바에 의하면 강도윤의 티어는 그리 높지 않은 듯했고, 이런 판이라면 오랜만이라도 자신이 있었다.
“손만 있으면 되죠.”
자신감이 묻어나는 그녀의 말투에 강도윤은 반신반의하면서도 휴대폰을 내밀었다.
최지은은 잽싸게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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