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1화
최지은은 아무것도 모르는 게 아니라 그저 황태윤의 경고를 두려워하지 않을 뿐이었다.
황태윤은 가슴이 살짝 들썩일 정도로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강호 그룹 본사 프로젝트팀 팀장이라는 자리를 수년간 지켜온 그였지만 이렇게 최지은처럼 정면으로 맞서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최지은 씨가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면 이렇게 막무가내로 굴지는 않았겠죠.”
“막무가내라고요?”
최지은은 그의 말에 반문하며 어이가 없다는 듯 입가에 웃음을 띠었다.
“막무가내인 사람은 제가 아니라 황 팀장님이시죠. 저는 애당초 이번 일을 마음에 두지도 않았어요. 하지만 황 팀장님께서 억지로 조수를 용서하라 강요하셨잖아요. 제가 도대체 왜 용서해야 하는 겁니까?”
말이 끝나자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다.
최지은은 손을 다시 뻗어 상행 버튼을 눌렀고 곧바로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
황태윤은 따라 들어오지 않았다.
그는 어두운 눈빛으로 최지은을 응시하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나한테 찍히면 나중에 본사 돌아와서 편한 날이 없을 거란 두려움은 없나 보네요?”
최지은은 엘리베이터에 타지 않는 황태윤을 잠시 바라보다 천장의 감시 카메라를 힐끗 보고는 미소를 지었다.
“그럴 생각은 아니었지만 이미 찍혔는데 두려워할 필요까지 있겠어요?”
황태윤은 오하영을 지키고 싶었고 최지은이 눈감아 주길 바라면서도 한편으로는 나중에 강도윤에게 들킬까 봐 걱정했다.
그러니 최지은이 어떤 선택을 하든 황태윤은 그녀를 좋게 볼 리 없었다.
그렇다면 차라리 지금 당장 적을 밖으로 끌어내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순간, 최지은은 황태윤의 눈가에 스친 적의를 정확히 포착했다.
사실 그녀는 두려울 게 없었다.
어차피 운성 프로젝트가 끝나면 그녀는 최현 그룹으로 돌아갈 것이고 업무 때문에 다시 황태윤을 만나더라도 이미 경쟁 관계가 되어 있을 터였다.
최지은은 경쟁 상대를 두려워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도성에 돌아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벌써 적을 만들었다면 이제 더 열심히 해서 그 적을 발아래 짓밟으면 될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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