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7화
아무 말도 듣고 싶지 않았던 최지은은 한수혁에게 기회조차 주지 않고 단호하게 거절했다.
한수혁은 깊게 숨을 들이쉬며 걱정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물었다.
“지은아, 며칠 동안 어디 갔었어?”
“너랑 무슨 상관인데?”
날카로운 그녀의 반문에 한수혁은 목이 꽉 막힌 듯 가슴이 답답해졌다.
“지은아, 내가 용서받지 못할 잘못을 저질렀다는 건 알아.”
“그걸 안다는 사람이 이렇게 찾아와? 낯가죽 진짜 두껍네.”
한수혁은 최지은이 쉽게 용서하지 않을 거라는 건 예상하였지만 이렇게까지 냉정할 줄은 몰랐기에 어쩔 수 없이 약간의 화가 치밀었다.
“꼭 그렇게까지 말해야겠어?”
최지은은 냉랭하게 코웃음을 치며 더욱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왜? 너무 무례하다고 느껴져? 그럼 꺼져.”
한수혁은 최대한 휘둘리지 않으려 노력하며 잠시 침묵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지은아, 우리가 계속 이렇게 싸우면 혁운 그룹에도 영향이 있어. 오늘 내가 너를 찾아온 이유는 우리 사이 문제도 이야기하고 내일 있을 주주총회 안건에 관해서도 얘기하려는 거야.”
최지은은 별 관심 없다는 표정으로 무덤덤하게 말했다.
“너와 나 사이 문제는 이미 끝났으니 더 할 얘기 없어. 그리고 회사 일은 내일 회사 가서 처리하면 돼.”
한수혁은 다급하게 말했다.
“지은아, 우리 사이에 관해서 더 할 얘기가 없다니 무슨 소리야? 너 정말 이대로 나랑 헤어지겠다는 거야? 장난치지 마. 우리 7년이나 만났잖아. 너도 나처럼 그 시간과 추억을 쉽게 버리지 못할 거로 생각해.”
“그런 모욕적인 말은 좀 안 했으면 좋겠어. 나는 너랑 정말 많이 달라.”
최지은은 얼마든지 버릴 수 있었다. 그것도 아주 쉽게.
“지은아, 진서연 뱃속의 아이는 이미 유산됐고 우리 엄마도 고향으로 돌아가셔서 앞으로 두 번 다시 네 앞에 나타나지 않도록 내가 잘 얘기했어. 그러니까 우리 다시 예전처럼...”
한수혁이 장황하게 말을 이어가는 동안 문이 열렸다.
최지은을 보자 한수혁의 눈에 잠시 반짝임이 스쳤다.
자기 말이 더 진실하게 느껴지도록 그는 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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