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4화
강도윤이 차 앞을 돌아 운전석에 탔을 때 최지은이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에 연민이 스민 것을 발견했다.
그는 즉시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톡 쳤다.
“머릿속에 있는 잡생각은 다 버리는 게 좋을 거야.”
꽤 아팠다. 최지은은 당황해서 이마를 감싸 쥐며 억울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봤다.
최지은은 입술을 달싹이며 무언가 더 말하려 했지만 강도윤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것과 같다는 생각에 입을 다물었다.
강도윤은 옆으로 고개를 돌려 그녀를 힐끗 보았다. 그녀가 조용하고 다소곳하게 좌석에 앉아 있는 것을 보며 그는 담담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나와 네 언니는 아무런 관계도 없어.”
최지은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요.”
최지유가 그와 어떤 관계도 맺고 싶어 하지 않았을 뿐이었다.
마치 예전에 그가 했던 그 말을 듣고 그녀가 스스로 물러난 것처럼, 그녀도 언젠가 언니와 남자를 두고 다툼이 벌어지는 상황을 원치 않았다.
어릴 때부터 그녀를 끔찍이 아꼈던 언니라면 분명 같은 생각일 것이다.
강도윤은 먼저 최지은에게 파혼당하고 또 최지유에게 외면당했으니 지금 그가 최지유에게 아무런 마음도 없다고 말한다 해도 그녀는 믿을 것이다.
어쨌든 남자도 자존심이 있는 법이니까.
게다가 최현 그룹은 강도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했기에 최지은은 강도윤을 화나게 할 수 없었다.
그녀는 머릿속으로 그렇게 생각했을 뿐이었지만 운전석에 앉은 남자는 정말 그녀의 생각대로 말하고 있었다.
“난 네 언니에게 아무런 마음도 없어.”
강도윤은 모든 것을 분명하게 말하며 그녀가 더는 헛된 짐작을 하지 않기를 바랐다.
아마 마음속으로 이미 준비가 되었는지 최지은은 매우 침착한 모습을 보이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이 순간 최지은은 자신이 심리 상담사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놀랍게도 강도윤의 심리 상태를 완벽하게 파악했기 때문이다.
너무나 담담한 대답이다. 그녀는 당황하거나 놀라지 않았고 눈빛에도 기쁜 기색이 없었다. 강도윤은 곁눈질로 그녀를 쳐다보며 심장이 찢어지는 듯 아팠다. 그는 즉시 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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