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3화
변호사는 공무적인 태도로 옆자리에 앉아 서류 가방에서 미리 준비해 둔 계약서를 꺼내 한수혁에게 건네며 말했다.
“한 대표님, 안녕하세요. 준비된 계약서입니다. 읽어보시고 마지막 페이지에 서명 부탁드립니다.”
한수혁은 계약서를 받아 들고 뒤에 서 있던 비서에게 시선을 보냈다.
비서는 눈치껏 사무실을 나가 정민우를 불러들였다.
정민우는 들어오자마자 신중하게 계약서를 검토한 뒤,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한수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한수혁은 서명하기 직전까지도 단념하지 않고 강도윤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강 대표님, 감정 문제로 제가 잠시 실례를 범했지만 곧 마음을 다잡아 모든 에너지를 일에 쏟겠습니다.”
강도윤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열심히 일하는 것은 회사 경영자의 당연한 태도 아니겠습니까?”
한수혁은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강도윤은 시선을 곽재민에게 돌리며 말했다.
“이 일은 변호사님이 처리해 주세요.”
곽재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강 대표님.”
강도윤은 자리에서 일어나 한수혁의 사무실을 나갔다.
한수혁은 이를 악물며 재빨리 계약서에 서명했다.
곽재민이 계약서를 정리한 뒤 한 부를 그에게 건넸지만, 굳은 표정을 하고 있던 한수혁은 손도 내밀지 않았다.
“저한테 주시면 됩니다, 곽 변호사님.”
정민우는 한수혁이 억지로 화를 참는 것을 알아채고 서둘러 손을 내밀며 말했다.
곽재민은 정민우와 같은 학교 출신이자 선배였기에 최소한의 예의를 차릴 수밖에 없었다.
혹시라도 혁운 법무팀에서 일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선배라는 인맥으로 강호 그룹 법무팀에 들어갈 기회가 생길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곽재민 역시 한수혁의 태도에 불만을 드러내지 않은 채 고개를 끄덕이며 계약서를 정민우에게 넘겨주었다.
“제가 공증도 예약해 뒀습니다. 그럼 오후에 한 대표님이 저랑 함께 가실 건가요, 아니면 정 변호사님이 대신 가시는 건가요?”
그의 물음에 정민우는 시선을 한수혁에게로 돌렸다.
한수혁은 오늘 기분이 유난히 좋지 않았고 더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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