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2화
배아현은 최지은이 휘청거리는 걸 보고서야 자신이 너무 세게 밀었다는 걸 깨달았다.
하지만 곧 강도윤이 재빨리 그녀를 끌어안아 세워주자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배아현의 입가에 살짝 장난기 섞인 미소가 스쳤다.
‘이게 바로 전화위복 아니겠어?’
강도윤은 최지은을 부축한 뒤 자연스럽게 몸을 살짝 옆으로 옮겨 자리를 내주었다.
“여기 앉아.”
그 한마디에 최지은은 조심스레 자리에 앉았다.
그 사이 김가영이 던졌던 질문은 없던 게 되었고 누구 하나 대답하지도, 신경 쓰지도 않았다.
주나연은 그 장면을 보며 질투로 눈이 불타올랐다.
‘뭐야, 저렇게까지 챙겨준다고?’
그녀도 그쪽으로 다가가고 싶었지만 이미 자리는 꽉 차 있었다. 결국 주나연은 한숨을 삼키며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권민희는 이 모든 상황을 조용히 훑어보았고 김가영의 눈동자에 스친 냉랭한 빛까지 놓치지 않았다. 그녀는 의미심장하게 입꼬리를 올리고 분위기를 전환하듯 다른 화제를 꺼냈다.
그리고 배하준이 예의바르고 여유 있게 대화를 이끌자 현장에 금세 웃음이 돌았다.
그때, 이씨 가문 쪽에서 하객들을 안내하러 뒷마당으로 사람이 왔다.
“잠시 후 약혼식이 시작됩니다. 모두 앞쪽으로 이동해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주나연이 잰걸음으로 다가와 손짓했다.
“다들 앞마당으로 오세요.”
그 순간 배아현은 최지은의 손을 놓고 자연스럽게 오빠 배하준의 곁으로 가 팔짱을 꼈다.
“오빠, 우리도 가요.”
배하준은 그런 동생이 어이없으면서도 귀여워서 웃음이 터졌다.
“너 진짜...”
최지은도 자리에서 일어나려다가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그녀의 드레스 자락이 눌려 있는 것이다. 고개를 내려보니 강도윤의 발 밑에 그녀의 드레스 끝단이 깔려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가 지금 전화를 받고 있었다. 강도윤은 무표정하게 통화를 이어가고 있었고 자리에서 일어날 기미가 전혀 없었다.
최지은은 잠깐 망설이다가 조심스레 몸을 기울인 채 속삭였다.
“도윤 오빠, 제 드레스를 밟으셨어요.”
그제야 강도윤은 시선을 아래로 내리더니 고개를 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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