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3화
김가영의 뒤를 따라가는 주나연은 억울함에 치가 떨렸다. 속이 부글부글 끓는데 도무지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분을 삼키려 입술을 꽉 깨물었다.
최지은이 예식장 안으로 들어서자 문 쪽에서 두 여인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한 명은 그녀의 언니 최지유였고 그 옆에 유명한 여성 기업인이 함께 걸어오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회사에서 막 넘어온 듯 단정한 정장 차림이었고 말과 웃음 사이에서 세련된 기운이 풍겼다.
상대 여인은 최지유를 향해 호의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연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멀리서 그 모습을 바라보던 최지은은 멈춰 섰다. 그녀는 굳이 다가가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먼저 그녀를 발견한 건 최지유였고 그녀는 고개를 들어 최지은과 시선을 맞추며 잔잔하게 미소를 지었다.
언제나처럼 담담한 표정이었고 눈빛이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오늘이 이태오와 주미현의 약혼식 날이라는 사실이 최지유에게는 마치 아무런 의미도 없는 듯했다. 그녀는 그저 평범한 비즈니스 모임에 참석한 사람처럼 차분했다.
그 모습을 본 최지은은 그제야 마음이 조금 놓였다.
바로 그때, 주미현이 이태오의 팔짱을 끼고 다가왔다. 최지은은 본능적으로 손에 힘을 줬는데 긴장해서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렸다.
강도윤은 그녀의 미세한 떨림을 눈치챘다. 게다가 주변은 점점 더 소란스러워지고 있었고 그는 전화를 끊으려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할아버지, 제 일은 제가 알아서 한다니까요.”
강도윤은 전화를 끊자마자 고개를 숙여 최지은을 보았다. 그리고 그녀가 바라보는 곳을 따라가 보자 최지유가 있었다.
“이런 자리는 네 언니한테 식은 죽 먹기야. 네 언니는 머리도 너보다 한참 빠르잖아.”
입으로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그는 최지은의 손을 놓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를 이끌며 천천히 최지유 쪽으로 걸어갔다.
그 시각, 주미현은 이태오와 함께 미소를 머금은 얼굴로 다가왔다.
“지유야, 아까 너를 한참 찾았어. 네가 안 보여서 안 온 줄 알았잖아.”
그녀의 목소리는 달콤하고 부드러웠다.
최지유는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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