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5화
“거기 가만히 서서 뭐 해? 어서 지유를 데려와.”
이승철의 말에 부하들은 고개를 숙이며 대답한 뒤, 곧장 최지유가 있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씨 가문의 경호원이 다가오자 최지유는 잔잔한 미소를 띤 채 의자에서 일어나, 모든 사람의 시선이 쏠린 가운데 천천히 이씨 가문 쪽으로 걸어갔다.
그 순간, 사람들은 모두 이승철이 조금 전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했는지 단번에 깨달았다.
이태오와 주미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전개에 얼굴이 굳었고 둘 다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최지유는 박연희의 곁에 다가와 걸음을 멈췄고 박연희는 체면을 지키기 위해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어 그녀의 손을 잡았다. 최지유 역시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그 손을 맞잡았다.
이승철은 그녀가 다가오자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우리 이씨 가문은 대대로 자손이 많지 않았고 제 세대부터는 딸이 태어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지유 양은 성실하고, 무엇보다 우리 이씨 가문과 인연이 깊어요. 그래서 오늘부로 정식으로 우리 이씨 가문의 일원으로 삼으려 합니다.”
그 말이 떨어지자 아래쪽 테이블에서 곧 웅성거림이 퍼져나갔다.
주미현은 눈을 부릅뜨고 최지유를 노려봤고 눈빛에 분명한 원망과 질투가 섞여 있었다.
이제야 그녀가 청첩장을 직접 건넸을 때 최지유가 웃으며 했던 말이 이해되었다.
“너희가 약혼식을 올리든 결혼식을 올리든 나는 가족석에 앉을 거야.”
그 말은 그냥 허세가 아니었다.
이씨 가문이 그녀를 양녀로 삼는다는 발표는 주미현이 이태오의 약혼녀라는 사실보다 훨씬 강한 한 방이었다.
최지유는 주미현의 눈빛을 느꼈지만 그저 담담히 미소 지을 뿐이었다. 그런데 그 미소가 오히려 이태오의 눈을 찌르는 듯했다.
만약 이 자리에 손님들이 없었다면 그는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당장 달려가 최지유에게 따졌을 것이다. 그렇게 묻지 않고는 못 배겼을 것이다.
이승철은 다시 간단한 인사말을 덧붙인 뒤 사람들에게 식사를 권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최지유에게 말했다.
“지유야, 이따가 우리와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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