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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6화

배하준과 강도윤이 젓가락을 들자 다른 사람들도 자연스레 따라 젓가락을 들었다. 권민희는 주나연과 김가영 사이에 앉았는데 양옆에서 풍겨 나오는 묘한 기류를 단번에 느꼈다. 그녀는 먼저 김가영 쪽을 슬쩍 바라봤는데 김가영은 이미 아무렇지 않은 듯한 표정으로 돌아와 있었다. 권민희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마치 재미있는 구경이라도 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잠시 후, 그녀는 옆에 있는 주나연에게 나긋하게 물었다. “나연이는 왜 주빈석에 안 앉았어?” 그 말은 단순한 호기심이라기보다 분명한 의도가 있었다. 주나연은 주미현의 친동생이니 형식상으로라도 주빈석에 앉는 게 맞았다. 그 말에 주나연은 표정이 살짝 굳었다. 그녀와 주미현은 원래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리고 집안에서 그녀는 늘 뒷전이었다. 언니 주미현은 뭐든지 그녀보다 앞서 있었고 주나연이 며칠 전에 프로스트에서 배아현과 한판 붙은 일도 집안에 전해져 집안 망신을 시켰다며 며칠 동안 감금된 적이 있었다. 그 이후로 주나연은 한동안 집에 발도 들이지 않았다. 이번 약혼식은 양가 어른들이 모두 찬성한 자리였지만 냉정히 말해 주씨 가문이 이씨 가문을 올려다본 자리였다. 그래서 주씨 가문 쪽에서는 괜히 주나연이 또 문제를 만들까 봐 아예 주빈석에 앉히지도 않았다. 주나연이 집안에서 사랑받지 못한다는 건 이미 다들 아는 사실이었다. 그러니 권민희의 이 한마디는 그녀의 상처 위에 소금을 잔뜩 뿌린 셈이었다. 평소라면 당장 눈을 부라리며 맞받아쳤을 그녀였지만 권민희는 김가영의 절친이다. 주나연은 괜히 분위기를 깨봤자 자기만 손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입꼬리를 억지로 끌어올리며 무심하게 말했다. “어디 앉든 다 똑같죠.” 김가영은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부드럽게 웃었다. “그게 어떻게 같아?” 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말투에 날이 서 있었다. “이씨 가문의 양녀도 주빈석에 앉았는데 주씨 가문의 친딸이 빠지면 사람들 입에 오르지 않겠어?” 순간 주나연은 젓가락을 꽉 쥐어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렸고 고개를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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