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화
진서연은 서러워서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한수혁에게 전화해 집으로 오라고 하려 했지만 아무리 전화해도 받지 않았다.
한편, 모든 잠금장치를 바꾼 뒤에야 한시름을 놓은 최지은은 저녁 식사를 준비했다.
진서연 곁에는 채서희가 있었기에 한수혁은 마침내 시간을 내어 최지은에게 향했다.
그는 익숙하게 자신의 열쇠로 현관문을 열려 했으나, 아무리 힘을 줘도 돌아가지 않았다.
몇 번을 시도한 뒤에야 한수혁은 최지은이 대문 잠금장치를 교체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멀쩡한 잠금장치를 새로 교체한 이유가 뭘까.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바로 알 수 있었다. 당연히 그를 막으려는 것이었다.
그는 이미 태도를 누그러뜨렸고 심지어 어머니까지 내세워 최지은의 마음을 풀어보려 했는데, 그녀는 여전히 단호했다.
한수혁은 결국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거칠게 문을 두드렸다.
“최지은! 문 열어!”
왼쪽과 오른쪽 이웃들이 시끄럽다 못해 문을 열고 불평했다.
“조용히 좀 해요! 애가 숙제하고 있잖아요.”
한수혁은 체면상 이웃과 맞서 싸울 수도 없어 억지로 입을 닫았다. 그러나 그냥 물러설 생각은 없었다. 그는 현관 앞에 서서 휴대폰을 꺼내 최지은에게 전화를 걸었다.
최지은은 받지 않았다.
십여 분쯤 지나자, 한수혁의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냈다. 그러나 그는 눈을 감고 화를 꾹 누른 뒤, 다시 문을 두드렸다.
“외할머니, 저 수혁이에요. 와서 문 좀 열어주세요.”
예전에 최지은을 퇴근 후 집까지 바래다준 적이 몇 번 있었고, 그때 외할머니를 뵌 적도 있었다. 이 시간이라면 아직 주무시지 않았을 터였다.
어르신은 체면을 중시해, 이웃들 입방아에 오르는 걸 꺼렸다. 분명 나와 문을 열어줄 거라고 그는 확신했다.
집 안에서 그 목소리를 들은 최지은은 그저 식탁에 앉아 묵묵히 저녁을 먹을 뿐이었다. 젓가락질은 느릿했고, 눈가가 조금 붉어져 있었다.
그녀의 외할머니는 이제 누구에게도 문을 열어줄 수 없었다.
숙제하던 아이가 소란에 집중을 못 하자, 옆집 이웃이 마침내 화를 내며 문을 열었다. 그는 현관에 선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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