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화
진서연은 지난번처럼 대답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도발을 걸어왔다.
[지연 언니, 사실 언니도 나랑 수혁 씨 사이 일 다 알잖아요? 언니는 그렇게나 자기 삶의 질을 추구한다면서, 왜 수혁 씨를 붙잡고 안 놓는 거예요?]
최지은은 무표정하게 그 메시지를 읽더니, 진서연의 어투를 흉내 내어 답장을 보냈다.
[진서연, 사실 너도 잘 알잖아. 한수혁은 처음부터 끝까지 너를 밖에 숨겨두려 했을 뿐, 내 앞에서는 네 존재를 티도 못 냈다는 거. 이렇게 급히 내 앞에 나서는 건, 결국 네가 원한 걸 한수혁이 줄 수 없다는 뜻이 아니야?]
이 메시지를 보낸 뒤로 진서연은 더는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
그러나 최지은은 아직 모자란 듯, 다시 기름을 들이부었다.
[솔직히 난 네가 발을 동동 구르는 거 보는 게 정말 즐겁거든. 그런데 한수혁은 끝까지 네 존재를 내 앞에서 숨기려 애쓰잖아. 너는 한수혁이 내가 알게 되는 걸 두려워하는 걸 알면서도, 또 어떻게 감히 나한테 따지러 온 거야? 진서연, 너 좀 많이 우스워.]
메시지를 다 보내고 난 뒤, 마침 집에 자물쇠를 교체하러 온 수리기사가 도착했다.
최지은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더 이상 어떤 알림도 보지 않았다.
반면, 진서연은 최지은의 답장을 보고 이를 악물었다.
휴대폰을 쥔 손이 부들부들 떨릴 정도로 화가 치밀어 올랐고, 얼굴은 분노로 벌겋게 달아올랐다.
진서연은 손목에 걸린 금팔찌를 홱 벗어 바닥에 힘껏 내던졌다.
밖에서 소리를 들은 채서희가 문 앞까지 와서 노크했다.
“서연아, 무슨 일이야? 설마 넘어지기라도 했니? 아이고, 조심 좀 해. 내 손주까지 다치면 어쩌려고 그래.”
진서연은 크게 숨을 들이쉬며 감정을 억눌렀다. 그러고는 팔찌를 다시 집어 들었다.
“괜찮아요, 어머님. 그냥 물건이 떨어진 거예요.”
채서희는 못마땅한 어조로 말했다.
“어서 문 열어. 대낮에 왜 방문을 걸어 잠그고 있어? 임신한 몸인데,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쩌려고.”
진서연은 대꾸하지 않았다. 팔찌를 다시 손목에 채우며 고개를 숙였다. 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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