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화
그 팔찌는 얼마 전 진서연이 최지은 앞에서 자랑삼아 내보였던 것과 똑같았다.
단순히 모양만 비슷한 것이 아니라 세세하게 새겨진 무늬까지도 똑같은 자리에 자리 잡고 있었다.
게다가 진서연은 그 팔찌가 진품이 아님을 뻔히 알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선물했을 것이 분명했다.
최지은의 눈가에 싸늘한 비웃음이 스쳐 지나갔다.
채서희는 그녀가 팔찌를 바라보는 시선을 눈치채고는 마치 일부러 들으라는 듯 은근히 뽐내며 말했다.
“예쁘지? 내 친구 딸이 준 거야. 수혁이 결혼식에 장신구 하나는 있어야 체면이 선다고 하더라고. 효심도 깊지 않니? 솔직히 수혁이가 너랑 약혼하지 않았으면 내가 두 사람 이어주고 싶을 정도였어.”
최지은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냉소만 지었다.
굳이 그것이 가짜라는 사실을 밝혀 그녀의 자존심을 무너뜨릴 이유는 없었다.
잠시 뒤, 점원이 반짝이는 도금 제품들을 상자에 담아 내오자 채서희는 최지은의 의견 따윈 묻지도 않고 혼자서 마음대로 골라잡으며 포장을 지시했다.
그러자 최지은이 그 상황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듯 차가운 목소리로 끼어들었다.
“제가 고른 걸로 포장해 주세요.”
단호한 목소리에 점원은 잠시 멈칫했고 채서희는 불쾌함을 감추지 못한 채 얼굴을 잔뜩 찌푸렸다.
“지은아, 체면만 차리면 되는 거잖니. 굳이 저렇게 비싼걸 살 필요가 있니?”
달래는 말투였지만 속내는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돈 아까워서 그러는 거 잘 알아요. 아주머니 돈 안 쓸 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수혁이한테 계산하라고 하면 되죠.”
최지은이 휴대폰을 꺼내자 채서희는 다급히 손을 뻗어 최지은의 손목을 붙잡았다.
“알았어, 알았다고. 내가 사줄게. 뭐 하러 괜히 번거롭게 일하는 애를 불러내니.”
결국 마지못해 카드를 꺼낸 채서희는 억울한 기색을 숨기려 애쓰며 계산을 마쳤다.
그러다 포장이 끝날 무렵, 그녀는 은근슬쩍 도금 팔찌 하나를 따로 챙겼다.
그 모습을 본 최지은은 곧장 속내를 짐작했지만 애써 모른 척 웃음을 삼켰다.
어차피 채서희도 진서연한테서 가짜 비취를 받았으니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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