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화
신재민이 자리를 뜬 후, 소유정도 더는 남아 있을 이유가 없었다.
최지은에게만 간단히 인사를 건넨 소유정은 한수혁은 완전히 무시해 버린 채 곧장 자리를 떴다.
한수혁은 굳은 얼굴로 몇몇 다른 협력사 대표들과 짧게 인사를 나눈 뒤 최지은 쪽으로 걸어갔다.
마침 차를 몰고 지나가던 소유정이 창밖으로 손을 흔들며 최지은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그녀가 자신을 전혀 신경 쓰지 않자 한수혁은 얼굴을 굳히고 낮게 말했다.
“지은아, 앞으로는 저 여자랑 멀리해.”
최지은은 곁눈질로 그를 흘겨보며 비웃듯 대꾸했다.
“내 인간관계에 한 대표님이 간섭할 필요 없어요. 차라리 본인 인간관계나 잘 관리하시죠.”
그 말을 끝으로 곧장 자기 차로 향하려 하자 한수혁이 갑자기 그녀의 손목을 거칠게 움켜잡았다.
“술 마셨잖아. 지금 운전은 무리야. 내 차 타고 같이 가.”
최지은은 아래로 시선을 내려 점점 붉게 변하는 손목을 보았다. 그녀는 그의 손가락을 하나씩 힘주어 떼어내며 말했다.
“사양할게요. 다른 여자의 흔적이 묻은 차는 타기 역겨우니까.”
아직 자리를 뜨지 않은 협력사 대표 몇몇은 그 말을 듣고 얼굴이 미묘하게 일그러졌다.
한수혁은 순간적으로 눈빛이 어두워졌으나 자신의 이미지를 망치지 않으려고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둘러댔다.
“지은아, 또 무슨 헛소리야. 내 차 방금 막 청소했어. 어떻게 다른 여자 흔적이 있겠어.”
최지은은 냉소를 흘리며 되받았다.
“아, 나한테 들킬까 봐 일부러 청소부터 한 거구나?”
“...”
한수혁은 말문이 막혔다.
순간 마음도 찔리고 게다가 술기운이 돌아 머리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았다.
최지은은 더는 말할 가치조차 없다는 듯 시선을 거두고 차에 올라 문을 잠갔다.
한수혁은 제자리에 서서 그녀를 노려보며 분노를 삭였다. 곧 그는 차창에 몸을 기댄 채 낮게 말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데 정말 이렇게까지 날 망신 주고 싶어? 나는 남자고 밖에서 사업하는 사람이야. 네가 이렇게 내 체면을 구기면...”
그러자 최지은은 창 너머로 차갑게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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