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화
최지은은 꼬박 반 시간 넘게 기다렸지만 강도윤에게선 끝내 아무 답도 돌아오지 않았다.
그제야 그녀는 자신의 추측이 맞다는 확신을 굳혔다.
생각해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도 아니라 최지은은 강도윤에게 계속 문자를 보내는 대신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몸을 돌려 눕자 금세 잠이 쏟아졌다.
강도윤 덕분에 머릿속을 어지럽히던 한수혁 관련 잡념들이 싹 지워져 의외로 쉽게 잠들 수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최지은은 일찍 일어나 씻고 준비했다.
그때 한수혁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최지은은 액정을 흘깃 바라보고 전화를 받았다.
“지은아, 내가 어제 취해서 선 넘는 짓은 안 했지?”
한수혁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진서연이 옆에 누워 있는 걸 보고 식은땀을 흘렸다.
전날 술에 취해 기억이 뚝뚝 끊겨 있어 강도윤을 배웅한 장면 이후론 거의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내가 늘 옆에 붙어 있는 것도 아니고. 궁금하면 다른 사람한테 물어보지 그래?”
최지은이 차갑게 쏘아붙이자 한수혁은 잠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최지은은 더 이상 한수혁을 신경 쓰지 않고 핸드폰을 옆에 내려둔 채 자기 할 일을 계속했다.
한참이 지나 통화가 끊어진 줄 알던 순간 한수혁의 목소리가 다시 흘러나왔다.
“지은아, 오늘 강 대표님 만나서 계약서 쓴다며? 바로 데리러 갈 테니까 기다려.”
최지은은 조소를 터뜨렸다.
“술에 취해 기억도 안 난다더니 이런 건 또 또렷하게 기억하네?”
한수혁은 말문이 막혔지만 곧 말을 이어갔다.
“네가 어렵게 따낸 강호 그룹과의 계약이잖아. 그걸 내가 어떻게 잊겠어. 회사 일은 반년이나 손 놓고 있었으니 낯설 텐데 혹시라도...”
최지은은 한수혁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잘라버렸다.
“혹시라도 뭐? 네가 그렇게 겁이 많았으면 어제 강 대표님 앞에서 함부로 입을 놀리진 말았어야지.”
한수혁과 함께 가기 싫었던 최지은이 먼저 선수 쳤다.
“한수혁, 겁먹어야 할 사람은 나야. 넌 어제 한순간에 모든 걸 망칠 뻔했어. 이번 강호 그룹과의 계약은 우리 둘 모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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