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2화
윤지현이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태호 씨, 회사에 몇 시쯤에 도착하세요?”
손태호가 대답했다.
“9시쯤에 도착할 것 같아요. 왜요?”
윤지현이 말했다.
“아, 저 오늘 회사에 출근할 예정인데 아직 인사팀으로 가서 출입증을 받지 못했거든요. 제 사무실이 몇 층에 있는지도 모르고요. 그래서 혹시 데리러 와주실 수 있으실까요?”
윤지현은 이런 요구가 지나치다는 걸 알았지만 손태호와 사이가 꽤 좋았기에 뻔뻔하게 그에게 요구했다.
손태호는 웃었다.
“아직 외출 안 했죠? 저 위층에 있으니까 여기로 오세요. 잠시 뒤에 대표님과 함께 회사로 가면 되니까요.”
윤지현은 잠깐 침묵하다가 말을 이어갔다.
“먼저 회사로 가서 기다릴게요.”
대표가 부르지도 않았는데 뻔뻔하게 집으로 찾아가서 차까지 얻어 타는 직원이 세상에 어디 있단 말인가?
다이닝룸은 매우 고요했고 윤지현이 한 말을 조도현은 모두 들었다.
그는 들고 있던 주스를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소리가 조금 컸다.
“네가 윤 비서 부하야? 알아서 인사팀 찾아가라고 해!”
차가운 말투가 전화기 너머에 있는 윤지현의 귓속으로 파고들었다. 윤지현은 조금 당황스러웠다. 손태호가 조도현 앞에서 전화를 받을 줄은 몰랐던 탓이다.
너무 조심성이 없는 것 아닌가?
손태호는 멋쩍어졌다.
그는 데리러 가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
윤지현이 서둘러 말했다.
“아, 네. 알겠어요. 태호 씨, 인사팀 연락처 좀 알려주실래요? 제가 연락해 볼게요.”
손태호는 난감했다.
“네. 그러면 지금 인사팀 과장님 연락처 알려드릴게요.”
윤지현이 대답했다.
“감사해요. 회사에서 봬요.”
그녀는 빠르게 말한 뒤 전화를 끊었고 화장대 앞에 앉아서 한숨을 쉬었다.
역시 너무 많은 걸 바라면 안 되었다. 첫 출근날부터 동료에게 부탁하는 모습을 상사에게 들켰고 그 때문에 손태호도 혼났으니 말이다.
윙윙.
진동 소리가 들렸다.
손태호가 문자를 보낸 것이다.
잠에서 깬 뒤로 그녀는 한 번도 카톡을 확인해 보지 않았다. 아침을 만들어서 먹고 화장을 하느라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