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4화
조도현은 딸기 케이크 사진을 9장 올렸는데 글 없이 이모티콘만 썼다. 얼굴에 홍조를 띤 채 미소 짓는 이모티콘이었다.
아주 평범한 이모티콘인데 조도현이 그런 이모티콘을 썼다고 생각하니 충격적이었다.
조도현은 대체 뭘 쑥스러워하는 걸까?
조도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회사로 가자.”
조도현은 밖으로 나갔고 손태호와 윤지현이 그를 뒤따랐다.
엘리베이터 안, 윤지현은 조도현의 뒤에 서서 그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녀는 자신이 상사인 조도현을 잘 알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도현은 도도하지 않을 때면 유머가 있었다.
게다가 다른 사람의 입장 따위 생각해주지 않았다.
손태호는 아직도 그 이모티콘의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그는 참지 못하고 조도현에게 가까이 다가가 그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
“대표님, 혹시 이모티콘을 잘못 쓰신 건 아닐까요? 그 이모티콘은 쑥스러워하는 이모티콘이에요.”
그는 조도현이 알지 못할까 봐 한마디 보탰다.
“소녀처럼 부끄러워하는 이모티콘이에요.”
조도현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아, 실수로 눌렀나 봐.”
윤지현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니, 왜 이러는 거야? 지금 날 비꼬는 거지? 정말... 미친놈이네!’
손태호가 그를 다시 한번 설득했다.
“수정하시는 건 어떠세요?”
그의 친구들이 그걸 보면 놀라서 기절할까 봐 걱정되었다.
조도현이 대꾸했다.
“수정할 줄 몰라.”
손태호는 본인이 할 줄 안다고 말하고 싶었으나 그가 섬뜩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자 서둘러 입을 다물었다.
조도현에게 시달린 윤지현은 완전히 넋이 나갔다.
‘정신이 아픈 게 분명해. 분명히 그럴 거야!’
...
회사로 가는 길에 윤지현과 손태호는 쥐 죽은 듯이 조용했고 조도현의 게시물은 수많은 사람들을 놀래켰다.
절대 게시물을 올리는 법이 없던 조도현이 갑자기 게시물을 올렸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놀라운 일이었는데, 심지어 그의 성격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딸기 케이크와 부끄러워하는 이모티콘까지 썼으니 누가 봐도 미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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