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6화
“...”
손태호는 멍해졌고 방지혁은 그녀의 마지막 한마디에 발끈했다.
“지현 씨, 그건 인성의 문제랑은 좀 다르지 않아요? 저랑 태호 형은 둘 다 남자예요. 지현 씨라면 만약 유진 누나한테 그런 짓을 할 수 있겠어요?”
윤지현이 잠깐 멈칫했다.
“그건 못 하죠.”
그러자 방지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요. 저도 태호 형한테 그럴 수 없죠. 우리 남자들은 결국 다 자기 두 손으로 스스로 해결하는 거예요.”
다음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 역시 바로 얻어맞았다.
이번엔 조도현이 제대로 방지혁의 머리를 툭 때렸다.
방지혁은 머리를 감싸 쥐고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스스로 해결한다고. 그런 방법이 있었구나.’
멀찍이 떨어져 있던 에블린과 밴스는 서로 눈길을 주고받다가 고개를 돌렸다.
그러다가 에블린이 다시 돌아와 억지 미소를 지으며 밴스의 옆에 바짝 붙었다.
“당신은 왜 그렇게 남자다운 각오가 없는 거야? 아, 혹시 네가 그냥... 엉덩이가 간질간질해서 그런 거 아니야?”
그러더니 놀리듯 밴스의 엉덩이를 툭 치며 말했다.
“...”
밴스는 수치심과 분노가 뒤섞인 얼굴로 대꾸했다.
“말을 왜 그렇게 해!”
“싫으면 어쩔 건데? 나 말고 누가 널 이렇게 예뻐해 주냐고. 자기야, 날 사랑한다고 한마디만 해봐.”
“...”
밴스의 차가운 얼굴에는 이미 인생을 다 산 사람처럼 체념이 깔려 있었다.
이 해프닝에 정신이 잠시 팔린 윤지현은 문득 귀신이니 뭐니 해도 우리 이렇게 여럿이 같이 있는데 뭐가 무서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다들 불안한 채로 30분 넘게 홀에 서 있었다가 드디어 벨리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는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짙은 녹색의 레이스 시스루 드레스가 몸을 감싸며 곡선을 한껏 강조했고 남자 손님들 눈빛이 저절로 쏠렸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얼굴이 굳고 어딘가 음산해 보였던 그녀였는데 이 순간만큼은 원초적인 욕망만 남아 있었다.
“다들 좀 쉬었나요?”
벨리나는 굳은 듯한 미소에 묘한 매혹과 섬뜩한 기운을 섞어 조도현을 바라봤다.
여러 명이 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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