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9화
윤지현은 얼굴을 굳게 다문 채 차가운 표정을 유지했고 일부러 아무렇지 않은 척 애써 자신을 다잡았다.
‘저 사람은 조도현의 할머니지 내 할머니가 아니잖아. 처음 만났고 그런 무례한 노인 때문에 내 기분까지 망칠 필요는 없지.’
“일단 차에 타자. 밖에서 얘기하자.”
조도현이 그녀의 어깨를 부드럽게 감싸며 차로 이끌었고 방지혁은 백미러로 뒷좌석을 슬쩍 살피고는 아무 말 없이 시동을 걸고 조용히 선반을 내려 내렸다.
차는 곧 조씨 가문의 저택을 벗어났고 윤지현은 차에 앉아 창밖만 멍하니 바라보며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때 조도현의 휴대폰이 울렸지만 그는 화면을 확인하고는 바로 전화를 끊고 전원을 꺼버렸다.
차가 십여 분쯤 달렸을 때쯤에 조도현이 조심스레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지현아, 지금은... 내 얘기 좀 들어줄 수 있어?”
윤지현은 계속 침묵했고 조도현은 한동안 기다리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우리 할머니는... 원래 좀 고집도 세고 말도 좀 독해. 우리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어. 오늘 오신 것도 완전히 예고된 게 아니었고 내가 미리 말씀드린 것도 아니야. 나중에는 내가 직접 가서 제대로 이야기할게. 겉으론 그렇게 보이지만... 내 나름대로 방법도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그래도 윤지현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게 윤지현이 괜히 토라져서가 아니라 도무지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
조도현은 망설이다가 살며시 그녀의 손을 잡았다.
“지현아, 화 좀 풀어주면 안 돼? 우리 그냥 딴 데 가서 맛있는 거 먹고 쇼핑도 하자. 네가 이런 거 좋아할 줄 알고...”
조도현은 윤지현이 쇼핑하기를 좋아하는 줄로만 알았다.
조도현은 늘 뭐든 척척 해내는 것 같지만 사실 연애라는 게 처음이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몰라서 그는 진심으로 당황해하고 있었다.
윤지현은 잠시 창밖만 바라보다가 마침내 그를 향해 돌아섰고 작게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집에 가고 싶어요. 저 데려다주고 다시 오세요. 도현 씨는 할머니한테 정말 소중한 손주잖아요. 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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