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9화
조도현이 시선을 들었다.
그윽한 그의 눈동자에 잠시 날카로운 빛이 감돌았다. 그러나 누군가 그 점을 눈치채기도 전에 날카로움이 사라지고 대신 다정함이 자리 잡았다.
“물론이지.”
조도현은 윤지현의 말에 수긍한 뒤 이내 질문을 던졌다.
“넌 어떻게 하고 싶어?”
눈앞의 조도현은 자애로운 표정으로 부드럽게 말했지만 윤지현은 왠지 모르게 소름이 돋았다.
그들은 서로에게 치명적인 질문을 던졌고 조도현은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그러나 윤지현은 마음이 무거웠다.
이것이 바로 그녀와 조도현의 차이인 걸까?
솔직히 얘기하자면 윤지현은 조도현이 자신보다 모든 면에서 더 여유롭다고 생각했다.
어찌 됐든 조도현이 그녀의 질문에 대답한 이상 그녀도 조도현의 질문에 대답해야 했다. 잠시 뒤 조도현이 갑자기 화를 낸다고 해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자신의 의견을 확실히 피력해야 했다.
윤지현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정리한 뒤 입을 열었다.
“나는 아이 때문에 아무런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결혼하고 싶지는 않아요. 우리는 알게 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나는... 자신감이 없어요. 도현 씨가 부족하다는 뜻이 아니에요. 다만 내가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된 것뿐이에요. 나는 도현 씨가 좋아요. 진짜예요. 도현 씨랑 같이 있으면 나도 즐거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엄청난 모험을 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에요. 이제는 그렇게까지 못 하겠어요.”
“도현 씨가 솔로라면 나도 도현 씨 여자 친구로 계속 남아있을 수 있어요. 하지만 상황은 복잡해질 테고 앞으로 문제도 많이 생길 거예요. 난 그게 무서워요. 나에게 있어 결혼 생활은 더 이상 20대 때처럼 로망으로 가득 차 있지 않아요. 오히려 그 반대죠. 내게 결혼은 끝이 보이지 않는 수렁이었어요. 나는 그 수렁에 또 한번 뛰어들고 싶지 않아요.”
“지금 도현 씨 어머님은 나를 받아들이신 것 같아요. 하지만 앞으로 또 집안 형편 때문에 고민하실지도 몰라요. 그때 도현 씨 뜻대로 하게 놔둬서는 안 됐다고 후회할 수도 있어요. 그리고 지금 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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