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0화
“나는 융통성 없는 사람이 아니야. 아이가 네 성을 따른다고 해도 나는 여전히 아이 아빠야. 네가 만두를 키우기 싫어하면서도 만두가 너를 엄마라고 부르는 것과 똑같은 거야. 그리고 네가 걱정하는 것들을 나도 생각해 봤어. 결혼 안 해도 괜찮아. 결혼이라는 것도 사실은 그냥 서류 한 장에 불과한 거니까. 나는 앞으로도 계속 지현이 네 남자 친구로 남아있을게. 나도 네가 46살이 됐을 때 내가 널 여전히 좋아할지 궁금해. 너한테서 아이를 빼앗지 않을 테니까 아이는 낳도록 해.”
“...”
‘동의했다고? 의심스러운데... 그래, 분명히 다른 속셈이 있을 거야.’
“도현 씨, 지금 내가 아이를 낳게 하려고 거짓말하는 거죠?”
조도현이 되물었다.
“내가 지금까지 너랑 만난 이유가 네가 내 아이를 낳아주길 바라서였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윤지현은 침묵했고 조도현은 말을 이어갔다.
“내게는 아이보다 네가 훨씬 더 중요해. 아이는 얼떨결에 생긴 거잖아. 게다가 너한테서 아이를 빼앗는다면 그 아이는 엄마 없는 아이가 돼. 게다가 그렇게 하면 너는 나를 원망하겠지. 그렇게 해서 내가 얻는 게 뭐가 있어? 내가 그렇게 멍청해 보여?”
윤지현의 눈빛이 살짝 달라졌다.
조도현이 말했다.
“난 단순히 이 아이에게 이 세상에서 살아갈 기회를 주고 싶은 거야. 난 아이를 좋아해. 하지만 아이보다는 네가 더 좋아. 네가 아이를 키울 때 내가 옆에서 도와줄게. 하지만 아이에게 나를 아저씨라고 부르게 하지는 말아 줘.”
‘조도현이 이렇게 좋은 사람이라고? 아니. 절대 아니야!’
윤지현의 머릿속에서 경보음이 울렸다.
조도현의 말을 들을수록 일리가 있는 것 같고 마음도 흔들렸다. 능력 좋은 사기꾼은 사람을 잘 세뇌하는 법이었다.
윤지현은 서둘러 손을 들어 그를 제지했다.
“알겠어요. 그만 얘기해요. 오늘은 머릿속이 좀 복잡하니까 시간을 갖고 냉정하게 이 문제를 생각해 봐야겠어요. 오늘은 여기까지 해요.”
조도현은 윤지현을 잡아당겨 자신의 품에 기대게 한 뒤 그녀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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