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0화
고유진의 물음에 윤지현은 잠시 할 말을 잃었다.
“내 생각에 심은우는 그냥 심심해서 이러는 것 같아. 물론... 진짜 내 아빠라도 되고 싶을 수도 있지.”
“...”
“별로 안 웃기면 됐어.”
뜬금없는 윤지현의 농담에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고유진은 눈을 감고 조용히 머리를 식혔고 윤지현도 잠시 마음을 내려놓았다.
그녀는 차창에 몸을 기댄 채 칠흑같이 어두운 밤바다를 바라봤다.
차는 해안선을 따라 조용히 달렸고 그 어스름 속에서 저 멀리 바다 위에 작은 불빛이 깜박이는 것 같았다.
그 불빛은 멀리서 자신을 부르는 것처럼 서 있었고 아무리 도망치려 해도 결국은 저기 운명이라는 끈이 자신을 이끌어가고 있다는 걸 느꼈다.
그 순간 무기력함이 차가운 얼음물처럼 윤지현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두려움, 불안, 혼란... 피하고 싶으면서도 윤지현이 아무리 도망쳐도 결국 그곳으로 밀려갈 수밖에 없다는 걸 누구보다도 뼈저리게 느꼈다.
‘그래 피할 수 없다면...’
윤지현은 주먹을 살짝 쥐고 눈빛을 깊은 어둠 속에 녹여내듯 굳게 다짐했다.
‘덤벼 봐. 누가 더 무서운지 한 번 해보자.’
...
밤 11시.
세 사람은 마침내 호텔에 도착했고 서로 모르는 척 따로따로 체크인해서 각자 방을 잡았다.
늦은 밤에 예쁜 여자 둘과 훈훈한 청년이 함께 묵는 게 너무 눈에 띌 것 같아서였다.
방에 올라가고 나서야 셋은 한 스위트룸에 모였고 윤지현은 제일 먼저 조도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생각해 봤는데요. 하민 오빠가 이렇게까지 신경 써주고 실전 경험도 많고 확신도 있으니 굳이 거절할 이유가 없는 것 같아요. 솔직히 연성은 별로 마음에 안 들지만 지금으로선 그게 최선인 것 같네요.”
사실 윤지현은 조도현이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심은우가 계속 뒤쫓을 거란 걸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
하지만 유하민이 개입한 건 심은우도 예상하지 못했을 테니 이번에는 더 안전하리라 생각했다.
조도현도 그녀가 이런 결정을 내릴 줄 알았다.
“좋아. 내일 아침 헬기가 너희를 데리러 갈 거야.”
“네.”
윤지현은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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