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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5화

조도현이 윤지현의 귀에 입을 대고 속삭였다. “큰손자는 이미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어.” 윤지현은 그제야 깨달았다. ‘유치훈의 아들이었구나.’ 호화 저택에서 일어난 참혹한 사고에 대해 손태호가 말해줬다. 그때 불행하게 엄마와 함께 떠난 아이... 그리고 또 한 명의 여동생도 죽었다고 했다... 박희경의 울음소리에 슬픈 감정까지 전달받은 윤지현은 함께 울고 싶어진 마음에 눈이 빨개졌다. ‘임신하면 감정이 예민해지는 걸까?’ 조도현은 혼자 생각에 잠겼다. 윤지현도 자신이 이상하다고 느꼈다. 이건 유씨 집안의 일인데 그녀와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유하민 또한 자리에 앉아 할머니의 어깨를 감싸며 위로했다. “할머니, 경민이는 좋은 곳으로 갔어요. 할머니가 이렇게 슬퍼하는 걸 보기 싫어할 거예요. 더 이상 울지 마세요.” “경민아...” 박희경은 막힌 감정 속에서 고개를 들어 유하민을 바라보며 그의 손을 잡았다. “아프지 않아? 안아보고 싶구나, 정말 보고 싶었다... 우리 경민아...” “경민이는 이제 안 아파요, 할머니가 안아주시면 안 아파요.” 유하민은 어쩔 수 없이 잠시 경민이가 되어야 했다. “그래, 할머니가 안아줄게, 안 아파, 경민이 안 아파, 내 착한 손자야, 할머니의 귀염둥이야...” 박희경의 말은 뒤에 있는 이해숙과 정해금이 더욱 슬프게 울었다. 주인과 가정부 두 명은 함께 오랜 시간을 보낸 사람들이라 그런지 마치 같은 환각에 빠진 듯했다. 하긴 환각에 빠지는 것도 이상할 게 없었다. 그들 모두 박희경 곁에서 오래 지냈고 그 비극적인 사고를 목격했으며 지금 다시 그날로 돌아간 듯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마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던 작은 도련님을 보는 것 같았다. 사고가 나기 하루 전까지, 아주 예쁘고 영리한 작은 도련님이 뛰어다니며 할머니에게 사탕을 달라고 조르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했다. 작은 도련님은 여자아이처럼 매우 귀엽고 예뻤다. 그들의 울음소리에 약간 두통을 느낀 조도현은 의자를 끌어와 앉으며 냉철한 목소리로 말했다. “전화해서 의사를 불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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