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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5화

“직업이 교수라면 가문이 대단한가 보네. 어차피 누구나 가업을 이어받는 것도 아니고, 의사나 변호사가 되는 사람도 있으니 선생님이 되는 것도 이상할 건 없지.” “괜찮네요, 선생님은 존경받을 만한 직업이죠.” 미소를 지으며 말한 최향란은 곧바로 다시 물었다. “혹시 할아버지는 어떤 일을 하시나요?” 윤지현은 눈에 띄지 않게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속으로 상대방이 대략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짐작이 갔기에 무심한 얼굴로 답했다. “할아버지는 방직 공장의 경리 담당이셨어요. 아, 지금은 은퇴하시고 작은 다도원을 운영하고 계세요.” 최향란은 아예 말이 없어졌다. ‘윤 비서가 농담이라도 하는 건가?’ 강현숙이 이어서 물었다. “그럼 어머니 쪽 집안은 어떤가요?” 윤지현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리 외할머니댁은 어촌이에요. 고기잡이로 생계를 잇고 계시죠.” 강현숙도 말이 없어지자 윤지현은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내 정체가 기대에 못 미치는 모양이네. 기대가 너무 컸는지 말조차 제대로 잇지 못하네. 도현 씨와의 관계를 모르고 이렇게 정중하게 저녁 식사에 초대한 이유는 아마도 내 가문이 그들 못지않은 배경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겠지. 내가 금수저인 줄 알고 박아영이 사라진 걸 그리 중요하게 여기지 않은 거겠지.’ 한참 후 강현숙이 멍한 표정으로 말했다. “식사나 하자. 일단 식사부터...” 윤지현은 예의 바르게 ‘네’라고 대답한 뒤 젓가락을 들어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품위 있게 먹었지만 사실은 음식이 입에 들어가는지 코에 들어가는지 모를 기분이었다. 테이블 위에 진수성찬이 차려졌지만 어떤 맛인지 전혀 느끼지 못했다. 게다가 그들이 던지는 시선 때문에 의자에 앉아 있는 것조차 고통스러웠다. 10분이 지난 후 최향란이 참지 못하고 다시 물었다. “윤 비서님,  정말 도현이 비서예요?” 윤지현은 이 질문에 잠시 멈칫했다. “그럼요.” 최향란은 눈살을 찌푸렸다. 너무나도 평범한 가정환경, 그저 평범한 비서. 이런 사람이 어떻게 차화영의 눈엣가시가 될 수 있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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