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5화
박진섭은 임준호에게 수표를 가져오게 하더니 금액을 적고 서명을 한 후 주련화에게 건넸다. 이어서 임준호에게 전화를 걸어 변호사를 바로 불러오게 했다.
임준호가 보고했다.
“변호사는 지금 오는 중입니다.”
“그래, 그럼 좀 기다리지.”
박진섭은 완전히 여유를 되찾은 듯 보였다. 임준호는 유은수를 불러 몇 마디 일렀고 유은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안으로 들어가 준비했다. 잠시 후 다시 나와 세 사람을 휴게실로 안내했다.
세 사람은 미묘한 눈빛으로 박진섭을 흘끗 보았다.
유은수는 황급히 덧붙였다.
“박 대표님께서 일러주신 겁니다. 아무래도 강연아 씨의 부모님이시잖아요. 변호사가 오기까지 시간이 좀 걸려요. 안에서 잠시 쉬시라고 다과와 과일을 준비해 두었어요.”
주련화는 그 말을 듣자마자 눈이 번쩍 뜨였다. 그녀는 곧장 남편을 잡아 일으키고 반대쪽 손으로 아들을 붙들어 좌우에 세우더니 떨리는 마음으로 유은수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사람들이 빠져나가자마자 나는 박진섭을 향해 물었다.
“박진섭, 왜 당신이...”
“저 사람들이 회사 밖에서 소란을 피웠어. 그래서 이쪽으로 데려온 거지. 넌 내게 꽤 큰 골칫거리를 안겨줬어.”
“미안해.”
나는 고개를 숙였다.
묘한 침묵이 흘렀다. 박진섭은 아무 말도 이어가지 않았다. 궁금해져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박진섭은 복잡미묘한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순간, 나는 그 시선 속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온기를 보았다.
영혼으로 있을 때 몇 번 목격했던 바로 그 눈빛이었다.
그는 방심했을 때나 가면을 쓰지 않았을 때만 간혹 이런 표정을 드러냈다. 그러나 사람들 앞에서는 마음이 아파도 절대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마치 언제든 싸울 태세를 갖춘 전사처럼.
내가 무언가 말하려 입을 떼려 하자 박진섭은 내 시선을 알아챈 듯 눈빛을 거둬들이며 담담하게 물었다.
“이렇게까지 나에게 폐를 끼쳤는데, 무슨 해결책이라도 있나?”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박진섭은 말을 이었다.
“내가 알려주지. 네가 이 사람들한테서 완전히 벗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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