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7화
잠시 넋이 나갔다가 정신을 차렸을 땐 박진섭과 임준호가 나를 바라보고 있는 걸 발견했다.
나는 방금 박진섭이 그 세 사람에게 준 6억을 떠올렸다. 그건 절대 작은 돈이 아니었다.
게다가 딸을 그렇게 팔아넘긴 집안엔 한 푼조차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곧 박진섭이 준 것도 다시 빼앗아 올 수 있다고 한 말이 기억났다.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박진섭 씨, 아까 준 것도 원하면 다시 되찾을 수 있다고 했지?”
박진섭은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 돈을 돌려받고 싶단 거야?”
“박진섭 씨 말이 맞아. 좋은 게 절대 저런 사람들 손에 들어가선 안 되지. 게다가 그 사람들이 번 돈도 원래 정당하게 얻은 게 아니잖아.”
“가르칠 만하군.”
박진섭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네가 걱정할 필요는 없어. 방법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넌 이틀 정도 몸부터 회복하고 다시 회사로 돌아가면 돼.”
“가르쳐 주지 않으면 내가 어떻게 배우겠어?”
나는 이제 생각을 바꿨다. 지금은 박진섭이 내가 강지연이라고 믿지 않아도 상관없었다. 그가 날 믿게 만들려는 조급함은 버렸다. 중요한 건 내가 여기에 남아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마음속 깊이선 여전히 불안이 있었다.
이전에 내가 죽었을 때, 박진섭은 너무 무너져 있었다. 병원에도 고작 두세 번만 가고 자기 몸은 아예 돌보지 않았다. 지금은 정신적으로 나아 보이지만 그는 늘 입으로만 잘살아 보겠다고 했지, 언제 다시 무너질지는 알 수 없었다.
나는 박진섭이 꼭 살아남길 바랐다.
물론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내가 알기로 지금 송시후와 강유나는 이 사건에 연루되지 않았다. 박진섭이 뭔가 눈치챘다고 해도 증거가 없었다. 송씨 가문과 강씨 가문은 워낙 큰 사업과 인맥을 가지고 있었기에 쉽게 무너뜨릴 수 없었다.
내가 복수를 하려면 혼자보단 박진섭 곁에 있는 편이 훨씬 수월했다.
“오? 그럼 내가 널 어떻게 가르쳐 주길 바라는데?”
“나 여기 남고 싶어. 박진섭 씨는 날 임 비서님처럼 대해도 돼. 인턴 업무 외에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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