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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화

“좋습니다. 그럼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내가 손을 내밀자 임준호는 잠시 놀란 듯 나를 뚫어지게 보더니 천천히 손을 내밀어 내 손을 가볍게 잡았다. “강연아 씨, 제발 우리를 실망하게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강지연 씨의 원수는 곧 제 원수니까요!” 임준호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나를 한 번 더 바라보고는 곧 돌아서서 나가버렸다. 나는 이곳에서 일주일 동안 요양했다. 그 기간 동안 박진섭과 임준호는 대부분 집에 없었고 집에는 나와 유은수 단둘뿐이었다. 유은수는 말이 많은 성격이라 덕분에 그녀에게서 꽤 많은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사이 내 신분증도 도착했고 심지어 호적도 강씨 가문에서 분리되어 박진섭 소유의 부동산 주소로 옮겨졌다. 물론 이런 일은 전부 그의 변호사가 처리했다. 내 휴대폰과 각종 통신 수단도 모두 되찾을 수 있었다. 유은수는 채소를 다듬고 있었다. 나는 작은 의자를 끌어다 그녀의 옆에 앉았다. 유은수는 웃으며 말했다. “이제 며칠 만에 좀 회복한 것 같네요. 처음 왔을 때는 정말 깜짝 놀라서 기절할 뻔했어요. 이렇게 예쁜 아가씨가 어쩌다 그렇게 초라해졌나 싶어서요, 가슴이 덜컥했죠.” “박진섭 씨가 아니었다면 전 아마 이미 죽었을 거예요.” 유은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박 대표님은 마음씨가 참 곱죠. 몇 번 본 적도 없는 친구를 위해서도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인데, 어떻게 아가씨가 죽게 내버려두겠어요.” “이모님, 여기서 일하신 지 오래되셨어요?” “그리 오래되진 않았어요. 2년 전에 박 대표님이 이사 오셨을 때부터 일하게 된 거죠.” “그럼 박진섭 씨는 평소에 일 말고는 뭐 하세요?” 내가 다시 물었다. “박 대표님이요? 일밖에 몰라요. 두 달 전부터는 집에 자주 계시지만 그전에는 늘 해외를 돌아다니셨죠. 한 달에 하루만 집에 있어도 다행일 정도였어요.” “임준호 씨, 임 비서랑은 사이가 무척 좋아 보이던데요. 그냥 대표와 비서 관계는 아닌 것 같았어요.” “그건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박 대표님이 임 비서를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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